한미우호의 밤 송년회 연설문(버시바우 주한미국대사) 2007.12.6

한미우호협회 송년회 연설

2007년 12월 6일(목)  신라호텔 에메랄드 홀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미국대사

박회장님, 제 소개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미우호협회 귀빈 여러분, 친애하는 동료 여러분, 3년 연속 리사와 저를 이 자리에 초대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연말인 12월은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하는 달입니다. 오늘 여러분과 함께 자리를 하게 되어 기쁩니다.

오늘 파티가 ‘송년회’ 파티라고 들었습니다. 미국의 수필가이자 시인인 랄프 에머슨은 아마 오늘과 같은 자리에서 잔을 들고 맨 먼저 축사를 할 법한 인물 중 하나입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매일 하루를 끝내고 마침표를 찍으십시오. 당신은 할 수 있을 만큼 했습니다. 물론 몇몇 실수와 이해하기 어려운 면들이 떠오르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최대한 빨리 이런 것들을 잊어버리십시오. 내일은 새로운 하루입니다.”

미국의 저명한 외교관 한 분도 잊어버림에 대해 높이 평가했습니다. 유명한 학자이자 전 인도대사였던 존 케네스 갈브레이스 (John Kenneth Galbraith)는 “정치에서 짧은 기억력만큼 존경할 만한 것은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에머슨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또 곰곰이 생각해보면 갈브레이스 대사의 말에도 동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2개월 동안 우리가 이룬 성과에 대해 간략하게 언급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이 성과들은 결코 하찮은 것이 아니며 다시 언급할 만한 가치를 충분히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로 올해 한미 양국은 한미자유무역협정,  KORUS FTA를 체결했습니다. 한미 FTA는 한국이 협상에 임한 최대 규모의 FTA이며15년 전 NAFTA 협상 이후 미국이 협상한 최대 규모의 FTA입니다. 양국 의회가 FTA를 비준하면 수 백만 명의 한국인들과 미국인들이 한미FTA의 혜택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어떤 혜택들이 있을까요? 한국의 경우, 한미 FTA를 통해 향후 10년 간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6% 증가할 것이며, 외국인투자가 매년 20~30억 달러씩 증가할 것이며, 이로 인해 34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것입니다. 미국의 경우, 미국무역위원회(USITC)에 따르면, GDP가 100~120억 달러 증가할 것입니다. 이 수치에 따르면 한미 FTA는 지난 5년 동안 미국이 협상한 FTA중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칠 협정입니다.

한국 국민의 60~70 %가 한미 FTA를 지지한다는 점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미국 에서 FTA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아직까지 많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미국 기업들은 한미 FTA를 미국이 근래에 타결한 FTA보다 더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년에 한미 FTA가 양국 의회의 비준을 받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두 번째로, 양국 공동의 노력 덕분에 한미는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과의 평화적 관계수립을 골자로 한 6자회담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지난 몇 달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10월에 북한은 올 연말까지 영변에 있는 핵심 핵시설을 불능화 시키고 모든 핵 프로그램에 대한 완벽하고(complete) 정확한 (correct) 보고를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지난 주 6자회담 전문가 팀이 영변 핵시설을 방문하여 핵 불능화 활동에 대해 시찰했으며 미측 수석 협상가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어제 북한 방문을 마쳤습니다. 이번 방문을 통해 힐 차관보는 현재의 진행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12월 31일까지 불능화 과정이 끝날 거라고 믿습니다. 이때까지 북한이 과거와 현재에 있었던 핵 활동에 대해 모두 보고해주길 바랍니다.

6자회담의 성과가 있었기 때문에 2007년은 오랫동안 우리 기억 속에 남을 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2008년이 더더욱 역사적인 한 해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2005년 9월에 약속했듯이 북한이 내년에는 모든 핵무기와 프로그램을 전적으로 포기하길 바랍니다. 힐 차관보는 ‘비핵화는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만약 북한이 핵무기와 프로그램을 약속대로 포기하다면 미국은 북한과의 관계를 정상화할 준비가 되어있으며 한국, 북한, 중국과 함께 1953년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종식시킨 휴전 협정을 대체할 영구적 평화 협정을 체결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오랜 세월 고통을 받은 북한 주민들은 지난 50년 동안 겪었던 곤경으로부터 벗어나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아야 합니다. 양국이 북한의 지도부를 향해 한 목소리로 메시지를 전달해서 기쁩니다. 즉, 되돌이킬 수 없는 (irreversible) 비핵화는 북한의 국제사회로의 편입을 의미할 뿐만이 아니라 북한이 현재 직면한 고립, 억압, 빈곤으로 부터의 탈출을 의미하며 나아가 동북아시아 전체의 안보와 번영 증진에의 기여를 의미합니다.

지난 해 한미 양국은 양국 방위동맹의 근대화와 강화를 위한 중요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한미 양국은 2012년까지 전시작전통제권을 한국에게 이양하기로 동의했으며 향후 평택 미군기지 설립을 위한 기공식을 가졌습니다. 이번 결정으로 인해 용산기지를 비롯한 수십 개의 미군 부대의 부지가 한국 국민들에게 되돌아갑니다. 이 모든 변화는 양국 방위동맹이 지금보다 더 한반도 내외부의 위협에 대해 강력하게 대처하고 면밀히 준비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양국 동맹은 이전보다 더 균형 잡힌 구조를 갖게 될 것입니다. 이는 정치적으로도 반가운 소식이지만 저희의 신조인 ‘같이 갑시다’는 앞으로도 변함없이 지속될 것입니다.

2007년 한 해 동안 한미 양국 국민들 간의 사회적, 문화적 교류는 계속해서 깊어지고, 발전했습니다. 올 한 해 10만 명의 한국 학생이 미국의 학교와 대학교에서 공부하기 위해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월스트리스 저널의 조사에서 미국의 명문대학교를 가장 많이 보내는 한국 고등학교 두 곳이 지목되었습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대원외고가 미국의 명문 고등학교보다 아이비리그 입학생을 4배나 많이 배출했다는 점입니다.

한국문화도 미국에 명백히 퍼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사항을 고려해보십시오. 올해 온라인 조사에 따르면 가수 비가 타임잡지 독자들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뽑혔습니다. 비는 백만장자인 워렌 버펫이나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앨 고어보다 40배나 많은 투표를 얻었습니다. (한국 네티즌이 이 투표에 영향력을 미쳤을지는 몰라도 이는 정말 놀라운 업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마도 가장 반가운 소식은 곧 있으면 한국인들이 비자 없이 미국을 방문할 수 있다는 소식입니다. 약 3개월 전 부시 대통령은 국토방위법안 (Homeland Security Bill)에 서명했습니다. 이를 통해 한국은 빠르면 2008년말 이나 2009년 초에 비자면제국 지위를 얻게 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2007년을 ‘잊어버림의, 망년(忘年)의 해’가 아닌 ‘기억의 해’로 되돌아봤으면 합니다. 송년회는 활기찬 파티이고 아무도 이 자리에서 국제정치에 대한 강의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여러분께서는 이런 것을 원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제 연설의 마지막을 오늘 저녁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인용문으로 장식하고자 합니다. 알버트 슈파이처는 “행복이란 다름 아닌 좋은 건강과 나쁜 기억력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한미우호협회와 모든 회원 여러분들의 우정과 파트너쉽, 그리고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노력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다가오는 2008년에는 여러분 모두가 건강하시길 기원하며 양국 관계가 더욱 더 긴밀해지길 바랍니다.

그럼 올 한해를 잊어버리는, 송년회를 시작합시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