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직면한 도전과 재미 한인의 역할 – 박형래

박 형 래 – 엘 파소 시립대 정치학 교수

인류 역사에서 중대하고 위대한 실험이 지속적으로 진행되었지만, 아마도 18세기 미국의 건설과, 20세기 공산주의의 실험이 그 첫째 둘째로 뽑힘에 손색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평등사회의 이상을 가슴에 품은 채 거대한 실패로 끝난 것이 후자요, 자유사회의 이상을 현실에서 실현하고 (비록 많은 모순이 존재하지만)  세계의 리더로서 크고 작은 역할을 해 내며 승승장구한 것이 전자이다.  그런데 이 성공이 지금 근본적인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이 도전은 인류 최고의 가치로 여겨온 자유와 평등을, 다양성이라는 현실을 반영하면서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냐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도전은 인구 분포의 변화에서 시작한다.

한번 상상을 해보자.  중국에 한인 인구, 티베트 인구 등 소수 민족의 수가 계속 늘어, 현재 다수인 한족의 수가 50% 미만으로 떨어진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그 인구의 분포가 변하는 과정에서는 또 어떤 일이 벌어질까?  소수가 다수 되는 현상 즉 어느 한 인종이 인구의 절반이 넘지 않는 현상은 (Minority-majority)  중국이나 한국에서는 일어나지 않겠지만, 미국은 2043년을 전후해서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현재 5살 미만의 아이들의 수만 보면, 이미 이런 상황이 벌어졌고, 5년 후에는 18세 이하에서, 백인의 수는 50% 미만이 되게 된다.  정치, 사회, 문화, 경제 등 모든 것이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고, 사람들의 사고와 행동은 각자의 문화와 관습 속에서 형성된다고 할 때, 공통의 문화와 관습을 가지고 있는 인종간의 인구분포도 변화는 필경 모든 것에서의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미국이 그간 가지고 있던 위대함과 장점 및 단점은 바로 다양성이다.  American Dream으로 대변되던 기회의 땅, 풍요의 나라, 자유와 정의 평등이 보장된 나라 등등의 이미지와 가치는 세계 각지의 이민자를 기꺼이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들이 노력한다면, 성공할 수 있도록, 자유와 정의 평등이라는 가치 하에 여러 제도들을 만들어 왔다.  비록 완벽한 것은 아니었으나, 인류 역사에서 이 정도 성공한 예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American Dream이 실상 다수였던 백인들의 여유로움에서 나왔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인구 숫자를 비롯한 모든 것에서 절대 우위에 있던 백인이기에, 소수에게 (차별도 했지만) 너그럽게 대할 수 있었다.  다양성이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그래서 미국이 위대하다는 칭송을 받기도 했고,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임을 부인 할 수 없다.  하지만 소수의 힘이 커져 다수를 위협할 정도가 된다면?  소수에 대한 우대나 환대, 관대함은 사라질 것이다.  1960~70년대 모든 면에서 절대 강자였던 미국이, 일본에게 기꺼이 시장을 개방했지만, 경제의 힘이 비슷해 진 1980년대에는 그 환대가 사라졌던 것을 생각해 보자.  지금 미국에서 벌어지는 많은 일들이 이런 현상을 반영한다.  대학교 입학 사정시 소수계 우대를 없애자고 하는 주장이나, 이민을 선별적으로 받자고 주장하는 것들이 그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인구의 분포도 변화는 분명 미국에게 큰 도전이자 또 다른 기회이다.  건국 때처럼, 자유와 평화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백인 중심이 아니라, 모든 “미국인”(주어진 것이 아니라 선택한) 에 의해서 다시 확대 재생산 하는 것이 큰 도전으로 다가온다.  만약 그리할 수 있다면, 다시 한 번 모든 미국인에게 또 세계인에게 기회의 땅으로 거듭 날 수 있기에, 더 나은 미국으로 발전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어떻게 도전을 받아들이고 헤쳐 나가는지는 미국의 몫이다.  우리 한국도 내부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고, 서로의 변화에 맞춰 새로운 한미관계가 설정될 것이다.  이런 시점에, 재미 한인들의 역할은 더욱 증대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국과 미국과의 관계는 어쩌면 미국 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재미 한인들이 더 잘 풀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재미 한인사회는 그간의 오랜 침묵을 깨고, 사회 각 분야에 활발한 참여를 통해 그 힘을 축적해 가고 있다.  그리고 그 힘을 통해 세계 최강이라는 미국의 정책에 이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어디에 사는가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 사회가 된 지 오래다.  무었을 하는가가 중요한 사회이다.  큰 도전에 직면한 미국에서, 한인들이 더 많은 참여를 통해 그 힘을 길러야 할 것이고, 본국은 그들을 격려하고 지원해야 할 것이다.  다만 미국에서의 한인 운동이, 한국으로 돌아와 한 자리 차지하려는 과정이 되거나 보상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한국을 위한 일은 미국에서 더 잘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미국을 위한 일도 될 것이다.  미국의 새로운 도전은 한국에도, 재미 한인사회에도 큰 기회가 되어야 한다.

※ 필자 박형래 교수는 본 협회 부회장이셨든 고 박영인(세계농업연구원 원장)의 자제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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