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 무엇을 노리나?

유 석 렬
국립외교원 명예교수, 본 협회 사무총장 겸 부회장

1.북한의 핵 위협

요즈음 김정은의 핵·미사일 도발 태도와 미국의 초강경 대응으로 보아 북·미 간에 금방이라도 핵 전쟁이 일어날 것 같은 분위기이다. 김정은은 지난 5월 14일 신형 중거리 탄도 미사일(IRBM) 시험발사 현장에서 “미 본토와 태평양 작전 지대가 우리의 타격권 안에 들어섰다. 그 누가 인정하든 말든 우리 국가는 명실상부한 핵 강국”이라고 했다. 7월 5일 ICBM 발사와 관련한 기사에서 조선 중앙통신은 “최고 영도자 김정은 동지가 참으로 절묘한 시점에 거만한 미국 놈들의 면상을 후려칠 중대한 결단을 내려 주셨다”고 김정은을 추켜올렸다.

북한 노동신문은 8월 14일 “우리 혁명의 최고수뇌부를 노린 ‘참수작전’을 획책하고 있는 미국의 도발에 대해서는 그 사소한 움직임이라도 포착되는 즉시 비열한 음모집단을 죽탕쳐 버리기 위한 우리 식의 선제적인 보복 작전이 개시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정은은 9월 22일 본인명의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의 ‘북 완전 파괴’ 유엔 연설에 대해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을 신중히 고려할 것”이라며 “트럼프가 무엇을 생각하든 그 이상의 결과게 될 것”이라고 자신만만만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평양에서는 9월 23일 10만 명을 동원한 반미 집회를 열어 김정은의 영도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지난 9월 28일 남한에서 발견된 북한의 삐라에서는 “북 100% 국산화 되고 초강도 폭발력을 가진 대륙간 탄도로켓 장착용 수소탄시험에서 완전 성공”, “날강도 트럼프야! 불집은 네놈이 일궈놓고, 조선 사람만 죽으라는 소리냐”, “북에서 울려 퍼진 수소탄의 장쾌한 폭음은 미국의 완전 패망을 다시금 선고한 멸적의뢰성” 등의 문구를 적어, 김정은의 위대성과 미국에 대한 남한의 적대감을 부추기었다.

그렇다면,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 성공을 추켜세우고 대미적대감을 부추기는 기본전략목적은 무엇인가? 북한의 전략과 의도 분석에는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김정은의 두 가지 전략목적을 중심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김정은의 핵미사일을 비롯한 다량살상 무기 개발 목적은 자신의 체제 강화 유지와 대남 공산화이다. 세계 최대 강대국인 미국까지도 위협할 수 있는 김정은의 영도력을 부각시키고, 미국을 한반도에서 손을 떼게 하여 남한의 진보정권과 함께 연방제로 적화통일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2.김정은의 체제 유지 전략

 북한은 원래 김일성 시절 ‘당·우위’ 통치 체제였지만 김정일  집권 후  연약한 통치 기반 강화를  위해 물리적 힘을 대표하는 군을 앞세워 ‘선군정치’를 했다. 그러나 김정은은 지나치게 힘이 커진 군을 견제하기 위해 대대적인 숙청을 단행하여 군의 기강을 잡고 자신에게 복속시켰다.

김정은은 짧은 권력 승계 준비기간과 통치 경험 부족, 그리고 권력층이나 주민들의 김정은 권력에 대한 확신부족, 주변 핵심 엘리트들의 커지는 영향력 등이 김정은 정권의 불안을 가속화시켰다. 한편, 악화된 경제와 시장경제의 확대가 김정은 정권의 최대 위협이 되었다.

리용호를 필두로 한 북한 신군부 세력이 정권에 잠재적인 위협세력으로 부상하자 이들을 전부 숙청, 군부에 반격의 빌미를 차단했다. 그러나 이에 불만을 품고 군부가 수세 국면 탈피 후 집권 세력에 반격을 감행, 심각한 정치 불안을 초래할 수도 있게 되었다.

김정은은 일찍이 물려받은 국가안전보위부와 노동당조직지도부를 군부를 대신하여 공안 정치의 핵심적 기반으로 삼았다. 국가안전보위부 김원홍 부장지위를 유지시켜 장성택, 현영철 등 숙청과정을 집행 주도하게 했다. 또 김정은은 사회조직의 전반인사를 총괄하는 핵심기관인 노동당 조직지도부 조연준 제 1부부장을 수장으로 내세워 공안 통치를 단행했다.

김정일이 정권 최대의 위기를 넘길 수 있었던 것은 군부를 확실히 장악하고  선군정치를 활용하면서 군부의 충성심을 끌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와 함께 김정일은 이른바 ‘강성대국론’을 내세워 ‘나라는 작아도 사상과 총대가 강하면 세계적인 강국이 될 수 있다’고 북한주민들에게 자 부심과 긍지를 갖게 해주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김정일은 이른바 ‘광명성 1호’를 쏘아 올리면서 “백퍼센트 우리의 지혜, 우리의 자재, 우리의 기술을 개발해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민들에게 자부심을 갖게해 명실상부한 북한지도자의 역할을 과시해 권력기반을 단단히 다졌다.

김정은도 김정일의 통치술을 이어받아 군은 약화시켰지만 당권을 장악하고 ‘군·경제 병진’ 정책을 앞세워 핵과 미사일 개발로 명실상부한 북한지도자로의 추앙을 받는 자리에 오르려 한 것이다. ‘철전지 원수’이며 세계 최강국인 미국을 위협하고 협상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영도력을 주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북한은 핵·미사일 위협을 지속하면서 미국을 겨냥해 “우리 군대는 정의의 핵 보검으로 무자비하게 짓뭉개버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정은 영도 밑에 있는 북한군 미사일 부대는 “이제 원수들을 무자비한 핵 강타로 죽탕쳐 버릴 수 있는 최강의 핵 공격무력으로 강화됐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트럼프 행정부가 어리석게도 우리를 어찌해보려 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에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으며 초강경으로 맞서 강력한 힘으로 자기를 지키고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고 했다. 또 인민군 총참모부는 “남조선의 오산과 군산, 평택 등 미군기지들과 청와대를 포함한 악의 본거지들은 단 몇분이면 초토화된다”고 위협했다.

북한주민들은 핵·미사일 위협을 믿고 있고 김정은 위원장이 있음으로 해서 가능하다는 신념을 갖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김정은은 자신의 권력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는 미국을 상대로 하는 강력한 핵 실험이니 탄도미사일 실험을 지속할 수 밖에 없다. 김정은이 자신의 권력기반을 다질 수 있는 대내용 강력한 카드는 핵 개발을 통한 지도력을 과시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3.궁극적 목적은 한반도 적화통일

 최근 들어 북한의 도발 행태로 보아 북미 간에 금방이라도 핵 전쟁이 터질 것 같은 불안한 정세이다. 북한은 지난 8월 8일 ‘조선 인민군 전략군 대변인 성명’을 내고 미군의 ‘아시아 태평양 허브기지’격인 괌을 겨냥한 ‘포위사격’으로 협박을 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화성-12형 3,4발을 동시에 발사해 괌을 둘러싼 공해상 곳곳에 떨어뜨려 실제로 ‘포위’하는 방법을 구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이 “미국 놈들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고 한 걸음 물러선 것은 다행한 일이었다.

그러면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얻어내려고 하는 것은 무엇인가? 한 마디로 미국의 영향력을 한반도와 그 주변 지역에서 완전히 철수, 손을 떼게 하는 것이다. 즉 북한은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포기케 하고 미국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이다. 이어 미국은 한반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을 철수시키는 한편 연례적인 한미연합 훈련을 중단케 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미국의 전략자산들을 한반도에서 완전히 철수시켜 북한이 한반도에서 군사적인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것이다. 한반도에서 미국이 완전히 손을 떼게 되면 북한은 한반도 통일 문제를 그 동안 주장해온 이른바 ‘우리민족끼리’를 내세워 연방제 통일에 따라 공산화 시키겠다는 것이다.

북한의 이러한 전략목적은 한번도 변해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끈질기게 추진될 것이다. 최근 주한미군 철수, 북미평화협정 문제들이 한국과 미국 내에서 거론되고 있어 걱정스럽다. 한동안 줄기차게 추진해왔던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도 북한의 대미 접근을 위한 전략으로 이용되어왔다. 6자회담 내에서 북한의 목적은 북핵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과 핵 협상을 해서 북미간의 관계 개선을 하는 것이었다. 북한에 납북되었던 미 커런트 TV의 여기자 로라 링과 유나 리, 케네스 배(배준호), 오토 웜비어, 로버트 박 등 북한체제 전복 혐의로 노동교화형의 선고를 받고 복역시키면서 엄청난 고문을 했다. 이러한 반인륜적인 만행을 통해 북한은 미국을 대화로 끌어들이려 했다. 북한은 납북자들을 이용하여 미국과의 핵 협상 채널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결국 북한은 클린턴 전 대통령, 오바마 대통령의 특사인 제임스 클래퍼 미 국가정보국 국장, 로버트 킹 인권대사, 조지프 윤 국무부 대북 정책 특별 대표들을 평양으로 끌어들여 핵 협상을 위한 대화를 하려는데 전력을 다했다.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면 북한과 협상을 통해 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명실상부한 핵 국가로서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고 특히 미국과 핵 협상을 통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다.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만 포기하면 북한은 미국과 전쟁을 하지 않기로 합의를 하는 평화 협정을 맺게 된다는 것이다. 북미 간에 평화 협정을 맺으면 미국이 북한의 남침 위협을 막기 위해 파견한 주한미군들을 당연히 철수시키고 손을 떼는 것이다. 북한의 궁극적인 목적은 적화통일이기 때문에 핵을 가진 북한이 핵이 없는 한국을 군사적으로 제압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전략이다. 미군의 한국 주둔은 북한에게 있어 적화통일에 눈엣가시이기 때문이다.

4.북핵 전략, 한미공동대응

 북한은 거듭되는 핵 실험에다 장거리, 중·단거리 각종 미사일, 방사포를 수없이 쏘아대면서 워싱턴과 서울에 대한 핵 협박을 해왔다. 특히 북한은 미국에 대해서 “상상할 수도 없는 기상천외한 보복전이 될 것이며, 이 행성에 다시는 소생하지 못하게 잿가루로 만들어 놓을 것”이라며 당장이라도 핵 공격을 할 것처럼 터무니 없는 위협을 가했다. 북한이 무모한 도박을 하는 까닭은 대내 적으로 김정은의 영도력을 부각시키고 미국과의 핵 협상을 통한 평화 협정으로 주한미군을 철수 시켜, 결국 북한의 궁극적인 전략 목적은 한반도를 적화통일시켜 ‘백두혈통’의 꿈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억지시키고 한반도 적화통일의 야욕을 포기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북한에 한미 간의 확고한 동맹관계를 인식시키는 것이다. 한미 동맹관계가 굳건한 한 북한의 도발은 무용지물화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한·미의 국내 정치가 안정되지 못한 가운데도 한·미는 끊임없이 흔들림 없는 동맹관계를 과시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 1월 20일 한·미 당국자는 “굳건한 한·미 동맹의 지속 발전의 중요성과 북핵 문제의 엄중성과 시급성에 대한 공동인식을 바탕으로 미국 신행정부 하에서 한·미 양국이 빈틈없는 공조를 해나가자”고 다짐했다.

한국 군당국은 미국과 협의 끝에 현무미사일 보유량을 최대한 늘려 북한이 핵을 사용하거나 미사일을 발사할 징후가 있을 때 관련 시설을 선제 타격해 무력화하기 위해 구축 중인 ‘킬체인’을 강화키로 한 것은 다행한 일이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 ‘예방의 선제타격’ 등 군사작전에 나설 경우 웬만한 중소국가 공군력에 맞먹는 타격력을 가진 항모전단은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미 칼빈슨에는 FA-18EF, 슈퍼 호넷 전투기, EA-18G 그라울러 전차 전기 등 80여 대의 합재기가 탑재 되어 있다. 이러한 미국이라도 한국과 협의 없이는 결코 대북 군사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철저한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북핵 위협에 대한 한·미 공동대응은 한·미 연합 훈련에서 잘 나타나있다. 한·미는 올해 KR·FE 훈련을 역대 최대 규모였던 지난해 수준으로 진행했다. 미 본토 충원전력(3600명)을 포함해 미군 1만 여명, 한국군 29만 명이 참가했다. 유사시 북한의 핵·미사일 기지, 전쟁지휘부를  정밀 타격하는 내용의 ‘작전 계획 5015’를 적용하고 사드를 이용한 북한 미사일 요격 훈련도 실시했다.

한편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중국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한국은 핵무기를 다시 들여올 수도 있고, 자체 핵무장을 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북한이  끝내 핵을 고집하는 경우, 한국이 핵무장을 하는 것도 고민을 해봐야 할 것이다. ‘핵은 핵으로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은 국제정치의 진리다. 미국의 전술핵무기를 재도입하고 유럽처럼 한·미가 공동 운영하게 된다면 남북한 무너진 공포의 균형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무너진 핵 균형을 회복하는 것 외에도 재래식 군사력의 대북우위를 지속적으로 강화시켜야 할 것이다. 육상·공중·바다에서 북한의 지휘부 등 전략 목표들을 대량 파괴할 수 있으면 상당한 억제 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형태로든 북한 김정은 정권을 교체할 수만 있다면 꼭 시도해 볼 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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