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북 정책의 틈에서 피어난 ‘신안보세대’

오승준
본 협회 대학생 회원/경희대 국제학과

  2017년 5월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문재인 당선인이 대통령직에 취임하였다. 2008년 노무현 정권 이후 약 9년 만에 진보세력이 다시 집권하게 된 날이기도 하다. 故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부터 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까지, 햇볕정책을 기반으로 한 대북지원과 친북 스탠스(stance)의 사회 분위기에서 교육을 받아온 현 20대들은 2018년 문재인 정권 하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과 여러 대북지원 시도들을 다시 마주하게 되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자라온 20대들의 안보관을 걱정하는 기성세대와 달리 요즈음 20대 남성을 중심으로 한 ‘신안보세대’라는 키워드가 새로이 떠오르고 있다.

2015년 8월에 일어난 북한의 ‘DMZ 목함지뢰 도발사건’과 ‘서부전선 포격사건’ 당시 대표적인 SNS플랫폼인 페이스북(Facebook)과 인스타그램(Instagram) 상에서는 수많은 20대들이 “백두산부대의 굴삭기 운전병 출신이지만 국가를 위해 목숨 바칠 각오가 되어있습니다. 명령만 내려주십시오. 대기하고 있겠습니다”와 같은 글과 함께 자신의 군복과 인식표 인증 샷을 기재했다. 물론 누리꾼들은 이 20대 예비역들의 용기에 공감과 격려의 표시인 ‘좋아요’를 굉장히 많이 눌러주었다. 온라인뿐만 아니라 전역을 연기하는 현역 장병들도 많았다. 강원도 육군 제 3사단부터 중서부전선 제 5기갑여단까지 총 88명의 현역 병사들이 서부전선 포격사건 당시 전역을 연기하였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21.7세이다. SK와 롯데 등 대기업은 이러한 20대들의 용기에 ‘전역 연기자 36명 특별채용’으로 화답하였다.

20대 남성을 중심으로 한 신안보세대등장배경은?

달라진 20대, 신안보세대의 등장 배경은 친북 정책을 펼쳐왔던 정부와 그에 반(反)하는 북한의 태도에 있다. 햇볕정책을 추진한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는 약 70억 불(국민정부 24.7억불, 참여정부 43.6억불/통일부 자료)에 달하는 대북 송금 및 현물 제공을 했다. 통일부의 ⌜대한민국 정부의 연도별 대북지원 지표⌟에 의하면 인도적 지원을 포함한 총 대북지원 중 2002년부터 2008년까지 이루어진 분을 금액으로 표기하면 평균 3,500억 원 정도이며, 이는 타 정권의 많게는 30배 적게는 3배에 이르는 수치이다. 북한은 이러한 지원을 당시 대한민국 정부가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등에 업고 2002년 연평해전, 2006년 1차 핵실험이라는 모험까지 강행하고야 만다.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던 북한이지만 이는 어차피 불능화 대상으로 파괴 처리 예정이었으며 IAEA등 국제 서약을 위반하고 핵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까지 한다. 이를 기반으로 북한은 연거푸 핵실험을 거듭하였으며, 참여정부 때의 ‘10.4 남북공동선언’ 이후에도 2010년 천안함 폭침도발, 2011년 연평도 포격도발을 강행하였고 대한민국 내부적으로는 통합진보당 내란음모사태까지 일어나게 된다.

‘친북’이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한 진보정권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이는 가운데 계속된 북(北)측의 도발로 인한 경계심과 분노는 고조되었으며, 이번 하노이 회담에서 결정적으로 드러난 북한의 약한 비핵화 의지가 분명하게 들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천안함 전사자 유족들과 세월호 희생자 유족들에 대한 정부의 처우가 극에 달하고 있음을 실감한다.

2018년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에서, 11월 29일 ICBM(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을 발사한 지 반년도 안 된 시점에서 김정은은 핵실험 중단 및 미사일 발사 중단 선언을 한다. “북한을 또 믿느냐”라는 일부 걱정의 여론에도 불구하고 남북 간 화해의 분위기를 조성했던 현 정부는 CIA 및 외국기관에서 추정한 핵무기와 핵실험장 수치와 김정은이 발표한 수치 간의 차이(북한이 외부에 공개한 영변 핵시설외 희천에 위치한 우라늄/플루토늄 공장과 강선의 농축우라늄 시설이 그 예)가 드러나고 하노이회담이 결렬되면서 다시 한 번 ‘뒤통수’를 맞은 것이다.

한편, 2010년 폭침된 천안함의 전사자들은 ‘보수정권의 내부 자작극’이라는 말도 안 되는 오명을 뒤집어 쓴 채 ‘논란거리’로 진보 정권에 의해 낙인이 찍혔다. 반면, 2014년 4월 16일 학생들을 비롯한 민간인 다수가 사망한 안타까운 사건인 세월호 침몰 사건에는 적극적으로 애도의 뜻을 표함과 동시에 정치적 진보세력 확충 및 보수 세력 타도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했다. 국민의 정부 때 태어나 현 정권까지 성장기를 보내고 위의 모든 사건을 목격해왔던 20대들은 군(軍)이라는 국가 안보의 최전선에 의무를 다해야 하는 입장에 있다. 그러기에 이들은 혼란을 넘어서 친북 정책을 바탕으로 한 진보 세력들에게 싫증이 나기 시작한다. 현 정권의 소득주도성장 경제정책으로 인한 극심한 취업난도 20대 취업준비생들의 싫증에 ‘덤’으로 작용했다.

약해지는 ‘2030’의 끈신안보세대30

그렇다면 20대와 연령 상 근처에 있는 30대는 어떠한가? 우리는 ‘2030’, ‘현 20대, 30대’ 등 20대와 30대를 묶어서 표현하는 기사 제목, 칼럼의 글들을 왕왕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20대와 30대를 주로 묶어서 표현하는데 이에 깔린 생각은 ‘그들의 생각은 큰 차이가 없이 동일할 것이다’이다. 하지만 이런 고정관념에 기반을 둔 ‘묶음’은 점점 그 매듭이 풀리고 있는 듯하다. 2015년 6월 국민 1,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국민안전처 조사에서 ‘전쟁 발발 시 참전 혹은 지원 활동에 동참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20대(19~29세) 응답자의 78.9%가 ‘그렇다’고 답해 30대(72.1%)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지난 2010년 같은 조사에선 20대의 69%가 ‘그렇다’고 답했었다. 이는 30대 응답률(81.1%)보다 12.1%포인트 낮은 수치였다. 국가보훈처가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4 나라사랑 의식조사’(11월18일~24일)에서도 20대의 65.9%는 우리나라의 안보 수준에 대해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30대(57.2%)와 40대(57.3%)보다 높은 수치였다.

이 같은 20대 ‘신안보세대’ 구축에 대해 그동안 정치참여 연령대가 젊을수록 진보적이라는 구도 자체도 새롭게 봐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내일신문이 유권자 1,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5 유권자 의식조사’(2014년12월19일~23일 조사)에서 전통적 진보가치로 대접받았던 ‘남북협력’에 대한 의견은 확실히 다르다. 내일신문 2015년 1월2일 보도에 따르면 “전체 연령대에서 ‘남북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75.0%)이 다수를 차지했지만 무상복지·촛불세대의 40% 가까이가 ‘반대’입장을 내놨다”며 “유신체제세대’(55~64세·69~79학번)나 유신이전세대(65세·68학번 이상)보다 더 강경한 태도”라고 설명했다. 이지호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상임연구위원은 2015년 1월5일 ‘내일신문’ 전문가 기고 글에서 “2030세대는 결코 한 묶음이 아니었다. 이념 성향으로만 보아도 젊을수록 진보적이고 나이 들수록 보수적인 기존의 패턴이 사라졌다. 20대 후반이 30대보다 보수적이었고, 30대 후반은 20대보다 진보적일 뿐 아니라, 전 연령대를 통틀어 진보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신안보세대진보나 보수 모두 안보가 우선순위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20대가 보수화됐다’라는 말이 반드시 유효할까? 단언하기는 이르다. 현재 20대들에게 있어서 ‘보수’와 ‘진보’를 구성하는 것들이 바뀌었다. 전통적인 보수의 가치는 튼튼한 안보관과 시장경제의 옹호이다. 반면 진보의 구성요소는 남북협력 및 화해와 부의 재분배에 그 뿌리를 둔다. 국방의 의무를 져야하는 20대 남성을 중심으로 한 ‘신안보세대’ – 국가안보와 대북관의 중요성을 지난 십 수 년간 몇 차례나 보고 느낀 이들로서 보수와 진보라는 이분법적인 분류를 떠나 안보를 제1의 가치로 삼고 있다. 계속되는 무분별한 ‘남북 화해’의 분위기 속에서 뒤통수를 연거푸 맞아왔던 대한민국이기에 젊은이들의 안보관을 걱정하는 세대들에게는 신안보세대의 등장 및 결집이 더욱 반가울 것이다. 한국군보다 수많은 전쟁에 참전하여 대부분의 전투에서 승리했던 미군의 앞선 전술과 작전을 받아들여 강경한 대북정책을 바탕으로 한 트럼프 정부와 함께 대한민국의 대북안보를 강화 할 수 있는 한미동맹의 잠재적 신흥지지세력으로도 자리매김 할 수 있는 ‘신안보세대’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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