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남전략과 한미동맹의 위기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

대한민국의 안보는 크게 ① 한미동맹(국군과 주한미군) ② 국정원 등 안보수사기관 ③ 국민의 안보의식이라는 3가지 축에 의해 유지된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가안보의 3대 축이 모두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안보의 핵심 축이자 강력한 전쟁 억지력(deterrence)인 한미동맹이 흔들리고 있다. 이의 근본 원인은 북한의 대남전략(對南戰略)에 부응하는 문재인 정부의 안보정책이라 할 수 있다.

북한의 대남전략 체계

북한의 대남전략을 이해해야 한미동맹의 위기 상황을 정확히 가늠할 수 있다. 북한의 대남전략(對南戰略)이란 김씨 집단의 정권 목표인 전 한반도의 공산화 통일(전조선혁명)을 달성하기 위해 남한을 향해 전개하는 모든 실천적인 행동지침을 말한다. 따라서 대남전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북한의 이른바 ‘전조선 혁명’ 전략을 파악해야 한다.

북한의 전조선혁명 전략은 크게 남조선혁명 단계와 조국통일 단계로 구분되는데, <도표>에서 보듯이, 1단계(당면목표, 남조선혁명 완수)인 민족해방 민주주의혁명 단계와 2단계(최종목표: 적화통일)인 남북합작을 통한 사회주의혁명 단계가 그것이다.

민족해방 (인민)민주주의혁명 전략은 북한의 남한사회 성격평가에서 비롯된다. 북한은 주체사관에 입각하여 한국 사회를 미국에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및 군사적으로 종속되어 있는 식민지사회로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민족해방’이란 남조선혁명을 위해선 먼저 남한사회의 실질적인 지배자라는 미 제국주의(주한미군 및 미 대사관 관료 등)를 남한 땅에서 축출하고 남한민족의 해방을 이룬다는 의미이며, ‘(인민)민주주의혁명’이란 미국의 대리통치정권이며 독재정권이라 규정하는 남한 정권을 남한 인민의 힘으로 타도하고 사회주의로 이행하기 위한 과도체제인 인민정권(민족자주정권이라 표현)을 수립하자는 것이다. 따라서 민족해방은 ‘미제축출=주한미군 철수자주화’를, (인민)민주주의혁명은 ‘남한정권 타도 후 인민정권 수립민주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어 북한은 2단계로 남북합작에 의한 사회주의혁명을 진행시켜 이른바 전조선혁명을 완성한다는 전략이다.

<도표1> 북한의 전조선혁명 전략

위 전략은 김일성과 김정일 정권에서 체계화된 것인데 김정은 정권도 이를 계승하고 있다. 김정은은 제4차 당대표자회(2012)와 제7차 당 대회(2016)에서 당 규약을 수정했으나, 이른바 남조선혁명전략인 민족해방 민주주의혁명노선을 그대로 채택한바 있다. 대남전략에 입각한 김정은의 대남통일과제는 2016년 <제7차 당 대회 사업총화보고서> 중 ‘제3편 조국의 자주적 통일을 위하여’에 잘 집약되어 있다.

김정은은 제7차 당 대회 연설을 통해 ① 우리 대에 조국통일을 해야 한다. ② 조국통일노선은 조국통일 3대헌장에 전면적으로 구현되어 있다. ③ 북과 남은 서로의 사상과 제도를 인정하는 위에서 연방 국가를 창립해야 한다. ④ 민족자주와 민족대단결, 평화보장과 연방제 실현, 이것이 조국통일3대헌장을 관철하여 조국통일의 길을 열어나가기 위한 당의 투쟁방침이다. ⑤ 이를 위해 “대조선적대시정책 철회,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 남조선 침략군대(미군)와 전쟁장비 철수, 전쟁연습 중단, 대북 심리전방송과 삐라살포 중지, 화해와 단합에 저촉되는 각종 법률적·제도적 장치(국가보안법, 국정원 등 안보수사기관 해체 등 의미)의 제거” 등의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이상에서 보듯이, 북한 대남전략의 핵심은 한국 땅에서 강력한 전쟁억지력인 세계 최강의 주한미군을 철수시켜 한미동맹의 근간을 무력화하고 적화통일의 여건을 조성하는 것으로 집약된다. 북한은 민족자주권을 확립해야 통일이 된다는 미명 하에 ‘반미자주화투쟁’을 선동하고 있는데 핵심 내용은“주한미군 철수, 조미 평화협정 체결, 유엔사 해체”등으로 집약된다. 이러한 주장들은 한미동맹의 근간을 위협하고 훼손하는 것이다. 문제는 문재인 정부가 평화라는 미명 하에 북한의 대남전략에 부응하는 안보정책을 실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한미군 철수론

북한의 대남전략적 측면에서 보면, 주한미군은 이른바 남조선혁명을 방해하는 가장 큰 걸림돌이다. 세계최강의 미군이 한반도에 존재하는 한 북한의 남조선혁명은 요원하다. 북한은 전쟁을 개시하면 한국군과 2만 7천여 명의 주한미군뿐만 아니라, 미 본토에서 ‘시차별 부대전개목록’(TPFDL)에 입각해 투입되는 69만 명의 증원군을 상대해야 한다. 일찍이 김일성은 남조선에 주한미군이 있는 한 남조선혁명은 불가능하다는 판단 하에 ‘주한미군 철수’를 대남혁명의 선결과제로 설정한 바 있다. 북한은 남한혁명의 최대 장애물인 세계최강의 미군을 남한 땅에서 철수시켜 군사적 공백상태를 유도하고 이를 이용하여 무력으로 적화통일하겠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한미동맹의 상징으로 북한의 남침전쟁을 억제하는 가장 큰 억지력(deterrence)인 주한미군을 먼저 철수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주한미군 철수를 의도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문정부는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지 않고 있으나, 「판문점선언」(2018.4.27.)에서 명시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통해 종국적으로는 주한미군 철수를 관철시키려는 것이다. 실제 문대통령과 김정은은 한때 ‘북한의 비핵화’(북핵 폐기)는 뒷전으로 밀어 버리고 ‘종전선언’의 채택을 위해 미국을 압박하는 모습을 연출한 바 있다.

종전(終戰)선언이란 한반도의 전쟁상태를 종식시키겠다는 선언이다. 현재 한반도는 휴전상태이다. 북한이 1950년 6월 25일 불법 남침을 단행하여 3년간의 치열한 전쟁 끝에 1953년 7월 27일 휴전(정전)협정을 맺었고, 이러한 휴전상태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해 전쟁을 종식시키자는 선언에 반대할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종전선언은 북한의 위장 평화전술에 부응하는 반()안보적 선언이다.

북한이 비핵화 이전에 종전선언 채택에 주력하는 저의는 ①한반도의 전쟁종식을 선언하여 우리 국민들에게 (위장)평화 분위기에 도취되도록 하고 ②현 정전체제를 무력화시켜 유엔군사령부를 불능화시키고 ③ 평화협정 체결을 유도하여 ④ 적화혁명의 걸림돌이 되는 세계 최강의 미군을 감축 또는 철수시켜, 6.15 공동선언 제2항에 명시된 낮은 단계 연방제와 연합제 통일 후 높은 단계연방제를 달성하여 결국 북한 정권의 궁극적인 목표인 전 한반도의 공산화통일(적화혁명) 여건을 조성시키려는 것이다. 즉 종전선언은 대한민국 안보의 핵심 축인 한미동맹을 약화, 무력화시켜 이른바 적화혁명을 앞당기자는 것으로 집약된다.

북한의 평화협정은 전쟁협정 !

평화협정 체결도 종전선언과 같은 연장선에서 제기된다. 종전선언 후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평화의 논리를 내세워 주한미군 철수를 실현시켜 우리 내부의 군사적 공백을 틈타 무력으로 적화통일 하겠다는 간교한 책략이 도사리고 있다. 국민들은 평화에 환호하나, 북한의 평화협정 체결 주장을 전쟁협정 체결 주장에 다름 아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정부가 추진 중인 전시작전통제권의 전환 추진도 한미동맹을 와해시키려는 북한의 대남전략에 부응하려는 시책이다. 한국은 세계 초강대국 미국과 강력한 군사동맹을 구축하고 있다. 이의 물리력인 한미연합사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할 경우 미군이 자동개입함으로써 인계철선(trip wire)의 역할을 하는 강력한 전쟁억지력이다.

우리사회 일각에서 제기하는 주한미군이 주둔함으로써 작전지휘권이 미국에 예속되어 한국이 미국의 식민지로 전락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한국군의 통수권은 분명히 헌법상 대통령에게 부여되어 있으며 평시 작전통제권도 1994년 12월 한국군에게 이양된 바 있다. 다만 전시작전통제권을 ‘미군’이 아닌 ‘한미연합사령부’에 부여한 상태이다. 따라서 북한의 전쟁위협에 공동대처하기 위해 한미 공동방위기구인 ‘한미연합사’에 귀속된 전시작전통제권을 놓고 미국에 군사적으로 예속되어 있다는 논리는 부당하다.

이의 연장선에서 문정부가 자주국방이라는 미명 하에 추진하는 전시작전통제권의 전환은 유엔사와 한미연합사 및 주한미군의 위상 변화를 수반하며, 인계철선 기능의 부재로 미군의 자동파병을 어렵게 하여 결국 적화로 가는 비단길을 깔아 주는 격이다.

기타 한미동맹을 균열시키는 사례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말로는 한미동맹의 강화를 외치지만, 현실은 한미동맹을 위기로 내몰고 있다. 말과 행동이 다른 것이다. 앞선 사례는 문정부가 북한이 대남전략에 충실히 부응하여 안보의 핵심 동력인 한미동맹의 근간을 흔드는 핵심 사례이다 .

이외에도 ▲기 배치된 사드(THAAD)의 정상적 작동 방해꾼들에 대한 지속적 묵인 ▲중국의 압력에 굴복한 ‘3 NO 원칙’(사드 추가 배치 불용, 미국의 미사일방어망(MD) 미 참여, 한·미·일 3국 군사동맹 반대) 수용 ▲유엔사 관할권을 무시한 평양공동선언 부속 남북군사합의서 채택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강행 등이 있다.

한미동맹의 위기 근원

한미동맹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 주 요인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동맹인 미국과의 ‘신뢰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의 기저에는 문정권의 대미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청와대 내에 주사파 운동권 출신 참모들의 반미관이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은 아직도 운동권 시절의 반미 적대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통 관료출신의 청와대 외교안보라인들도 이들에게 동화되어 중심을 잡지 못하고 코드화된 정책 대변에 연연하고 있다.

한편 외교부는 미국과의 당당한 협력외교를 전개한다는 미명 하에 ‘(한미)동맹파’를 적폐 시하고 이른바 자주파들을 전면에 내세워 대미정책의 기반을 흔들고 있다. 말이 ‘자주파’지 그들이 정책패턴을 보면 ‘반미/대북 굴종파’라 할 수 있다.

동맹이란 양국이 이념과 가치를 공유하면서 정책연대와 공조를 통해 각자 국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러나 문정부는 동맹인 미국을 외면하고 북한측 입장만을 옹호, 대변하는 행태가 반복되면서 양국 간 신뢰의 위기가 초래된 것이다. 말로는 한미동맹의 강화를 외치면서 행동으로는 미국과의 공조를 배격하고 북한과 이른바 민족공조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연세대 특임교수)라는 분의 행보를 보면, “한미관계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한국은 사실상 남북관계를 희생하고 있다”, “한미관계가 남북관계의 진전을 가로막고 있다”, “남북 관계의 가장 큰 장애물은 유엔군사령부이다”, “하루빨리 5·24 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개성공단을 재개해야 한다” 등의 주장을 공공연히 펼치고 있다. 이는 북핵개발 등 한반도 문제의 북한책임론을 도외시하고 미국에 책임을 전가하며 한미동맹의 균열을 촉발시키는 주장이다. 더나가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제 공조에 역행하는 것으로 북한 정권의 입장을 옹호, 대변하는 것이다. 문정권이 이런 자의 거듭된 망언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고 침묵하는 것은 바로 한미동맹의 균열과 와해를 묵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한미동맹의 복원을 위한 제언

한미동맹의 균열을 계속 방치한다면 우리는 향후 중대한 안보위협에 직면할 것이다. 대한민국 안보의 굳건한 안전장치인 한미동맹을 와해시켜 놓고 국가발전은 커녕 국민의 생명과 재산도 보호할 수 없을 것이다.

향후 균열된 한미동맹의 조속한 복원을 위해서는 문재인 정부가 기존의 친북-친중-반일-반미 코드의 정책에서 벗어나야 하고, 먼저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손상된 한미 간의 신뢰 회복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앞서 지적한 한미동맹을 균열시키는 제 정책을 중단하고 한미관계를 정상화시켜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에게 이를 기대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우리는 민간차원에서라도 한미동맹의 복원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해야 할 것이다. 현시점에서 한미우호협회의 역할이 더욱 중요시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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