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느끼는 이 시대의 한미동맹

이승복
아시아투데이 전략기획팀장
본 협회 청년위원장/편집위원

세상이 온통 시끄럽기만 하다. 개혁이라는 미명하에 개혁 당해야 할 사람이 장관이 되고, 이를 두고 분노해서 나온 두 갈래의 집회의 모습에서, 나로서는 경험하지 못한 시대이지만 해방 직후의 혼란한 사회상이 투영되고 있음을 짐작해 본다.

급기야는 오늘 여자 대학생들로 구성된 시위가 미대사관저의 담장을 넘어버린 날이다. 현행범을 두고도 여자 경찰이 올 때까지 기다리느라 현장 조치가 적시에 이루어지지 않았고, 지금은 이 또한 비난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경찰로서는 상당히 억울할 만하다. 나중에 추행이나 과잉진압에 대한 소송에 시달릴 수도 있으니 그 순간 법의 수호자가 아닌 철저히 직장인으로서의 모습으로만 대응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것이 과연 제정신의 모습들인가라는 강한의구심을 갖게 한 날이다

자유와 책임, 권리와 의무가 무엇인지를 책으로만 배우고 단 한 번도 실천하려 애쓰지 않은 기성세대와 그 내용마저도 목적을 위해서는 과감히 변질 시켜버리는 일부 집단의 잘못된 인식에 따른 결과가 너무도 참혹하게 이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다

한미동맹!
70년의 역사 속에서 건국, 지원, 분단, 전쟁, 국방, 경제발전 그리고 동북아 우방의 중심으로 함께 해온 역사가 어느 날 갑자기 선이 아닌 악, 평등이 아닌 불평등으로 규정되어지고 그렇게 이 시대의 시대정신으로 스며들고 있다

그동안 미국이라는 담장아래서 우리가 받은 혜택을 주장하는 사람은 순간 제국의 앞잡이이며, 분단의 책임자이며, 소위 늙은이들의 한풀이 주장이라는 메아리가 그냥 덮어버린다. 이에는 논리고 뭐고 아무것도 없다

이제는 미국의 압제와 영향력에서 벗어나야한다는 논리는 얼핏 듣는 순간 매우 그럴싸하다. 이제 우리가 경제 강국이 되었고, 세계 경제 대국의 반열에 있으며, 우리의 문화가 전 세계에 우뚝 서 있는 이러한 힘이 있음에도 대국의 힘의 논리에 굴복한다는 것 자체가 사대주의이며 이제는 우리가 자주적인 힘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들은 정말 멋있는 주장이다

문제는 이렇게 잘 산다하여 방위분담금 올리겠다고 하니 도둑놈이라 하며 지금까지 그렇게 받다가 갑자기 올리니 이는 우리를 무시한 처사이기에 도둑놈 심보라 한다. 우리가 국방비리만 잘 관리해도 그 정도의 군사력은 갖춘다는 논리로 또 포장해 버린다. 그리고 이참에 아예 나가라는 주장도 한다. 이 또한 그냥 들으면 대단히 정의롭고 애국심에 불타는 좋은 이야기로 들린다.

문제는 이런 주장들이 지금 세대에는 들리는 대로만 인식되어진다는 것이다. 논리고 주변 상황을 볼 것 없이 주전론은 애국자이고 주화론은 매국노로 평가되는 이분법적인 사고가 지성으로 둔갑한 채 활개 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세대는 먹고 살기 힘들다. 미국의 보호아래 ‘메이드 인 코리아’의 제품을 수없이 실어 날랐던 초호황의 단물을 마신80년대의 세대와는 달리 치열하게 공부하고 경쟁하며 달려와도 직장 잡기 어려운 고난의 시대에 살고 있다. 초호황의 시대에 일자리가 넘치고, 무엇이든 하면 이룰 수 있다는 꿈의 시대를 살면서 꽃길만 걸어 온 배부른 선각자들께서 그야말로 밥 잘 먹고 배설하는 것들이 이 시대를 주도하는 주장이 되어버렸다

지금에 와서는 아무도 이러한 기득권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더 나아가서는 자신들이 미국으로 도움 받은 최고의 국방 상황과 이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초호황의 경제 혜택을 받은 줄을 모르고 있다

어디서부터 문제인지 이것이 바로 잡힐지에 대한 확신은 없다. 그저 이 시대를 사는 젊은이들은 미국의 존재와 한미동맹이 무언지도 잘 모르고, 동맹이 균열되었을 때의 모습들은 전혀 모르고, 그 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해서는 아예 관심도 없다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반미를 주장하는 세력들의 자제분들은 고귀하게도 미국에서 공부하고 시민권 받고,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 국민들은 그 배설과도 같은 요설에 그냥 휘둘리고 있으며 ‘ 이정도 사는 데 미국 없어도 되잖아’라는 참 편한 생각들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미국도 우리를 혈맹이며 전략적 동반자로 인식하지 않는 듯하다. 미국 공화당 내의 한반도 담당 상원의원들 사이에서의 기류는 한반도내에서의 한국이라는 정부의 인식과 역할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이다

미 상원의원 코리 가드너와 한미동맹관계에 대해 의견교환을 나누고 있는 필자

대륙세력과 해양세력간의 충돌이라고 멋들어진 표현은 내게는 관심사는 아니나 미국이 멀어지면 좋아할 것은 중국과 러시아이며 가깝게 있는 대국의 힘의 논리에 눌리게 되면 고려, 조선조 내내 힘없이 누려 지낸 시대가 다시 오지 않을까라는 걱정도 해 본다

힘에 의해 나라 잃고 설움 당하고, 총칼 앞에서 피의 항쟁이 일어난다고 해도 과연 한번 잃은 주권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하면 답은 자명하다

대국에게 기대고 종속적으로 살자는 뜻은 아니다. 전 세계에서 그야말로 최고로 주체적으로 살고 있는 북한도 이미 중국의 경제력 앞에 완전히 종속되어 있다. 힘의 논리 앞에는 명분도 필요 없다. 자국의 이익 앞에는 어떠한 선과 악이 없다

전쟁나면 UN이 도와줄 거고 국제법으로 해결될 거라는 생각, 그리고 이제는 우리가 동북아의 균형을 우리의 힘으로 할 수 있다는 위험한 상상은 현실과는 완전히 다름을 빨리 인식하고 잘못된 정책과 방향에 대해 이제는 국민들에게 정확이 알리고 수정 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그 권력에 취해 있는 자들의 문제인식의 한계가 있고 언론의 행태도 큰 문제가 있다.

시대정신에서 도외시 되는 한미동맹의 중요성은 어쩌면 국가적 위기가 발생해야 재정비가 가능하리라는 위험하고 서글픈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그때는 기존의 동맹의 개념과는 다른 철저한 사업적 방식의 관계유지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돌이켜보면 ‘ 에이 설마 뭐 그 정도까지야 하겠어. 그렇게 우리 국민들이 우매하지 않아’라고 자위한 내 자신이 부끄러워지고 있다. 정말 불과 3년도 채 안된 시기에 이렇게 북한스러워질 줄은 정말 몰랐다

이제는 분명히 위험 경고등이 켜져 있는데,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너무도 잘 사는 나라에서 성장 해온 터라 위기감이 많이 부족하다. 그나마 최근에는 현장에서 취재하다보면 인식의 변화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조금은 위안이 된다.

집 사는 데 은행에서 돈 좀 빌리려는 데, 좋은 조건으로 우호적이며 오래 거래한 은행 찾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대출 없이 한 번에 집을 살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며 당연히 이런 조건들이 충족된 은행과 거래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래야 이자가 좀 밀려도 집이 경매로 안 넘겨진다.

내 자산 상황을 잘 아는 오래된 좋은 은행을 두고 자꾸 신규 은행과 계좌를 만드는 것이 과연 얼마나 유리한지는 위기 상황이 닥쳐봐야 알게 된다.

지금 우리는 국가경영이라는 중요한 명제에 있어 감정과 선동이 아닌 냉정한 분석과 냉철한 판단이 중요한 시기이다

자칫하면 비오는 날 우산 뺏기고 거리로 나아가 앉을 수도 있는 것이 지금 우리 상황이다. 한미동맹은 가난한 집안에게 잘 살라고 무상 임대도 해주고, 일부러 납품도 받아주고, 조금 위험하면 아들도 보내주고, 그렇게 좋은 은행이라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된다.

어렵게 설명하고 거창하게 설명해 봤자 인터넷시대에 전자사전으로 공부한 이 시대정신에는 맞지 않다

한미동맹,
그 가깝고도 뜨거운 마음이, 이제는 어렵고도 먼 길을 돌고 있다. 혼돈과 갈등의 시기에 지켜가야 하고 지켜내야 할 소중한 가치임을 이제는 더 많이 전도하고, 포교해야 한다. 종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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