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인생 생활의힌트 (14)

이성원
한국청소년도서재단이사장, 본 협회 부회장

“후반생을 어떻게 살면 좋을까.” 일본에 가면 서점에서 주로 이런 주게 책들을 고릅니다. 와다(和田秀樹)라는 저명한 노인정신과 전문의의 ‘치매와 우울증’에 대한 책도 그런 책 중의 하나입니다. 노후 건강의 3대 장애인 암과 치매 그리고 우울증에 대해 집안 50대들에게 몇 가지 얘기를 들려주려 합니다.

2세들에게

o : 30년 전 우리 세대가 50대 쯤일 땐 암이 성인병으로 세계인의 가장 큰 관심사였다. 1971년 미국의 닉슨대통령이 ‘암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막대한 국가예산을 투입했다. 그로부터 40년이 지나 미국국립보건원이 내놓은 판정은 단 한줄, ‘인간이 졌다’는 결론이었다.

그간 많은 병리학적 연구는 내놓았지만, 현재의 치료술로는 암환자의 수명을 연장하지 못한다. 암에 대한 뚜렷한 전망이 서기까지는 앞으로도 몇 십년, 혹은 백년이 걸릴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당시 사망 원인의 3분의 1이 암이라는 통계 앞에 막연한 불안이 일어, 조기 발견을 위해 종합병원을 들락거렸다.

일본 암 의료계의 권위인 게이오대학의 곤도(近藤誠)박사가 나를 이 공포에서 구제해 주었다. “조기 치료는 수명 연장에는 아무런 효과도 없다. 연장된 듯이 보이는 것은 발병 전에 치료를 시작해 고만큼 치료기간이 길어진 것이지, 수명이 연장된 것이 아니다. 발병 후 치료와 생존기간에는 차이가 없다.”

암은 신체의 노화에서 오는 병이므로 노화가 피할 수 없듯, 암도 피할 수 없다. 함께 끼고 살아갈 공생의 연구가 필요하다는 결론이었다.

이하는 ‘치매’와 ‘우울증’에 대한 와다박사의 진단이다.

o 치매: 지금 50대에겐 치매는 먼 훗날 얘기 같겠지만, 이미 고령에 접어든 부모세대는 85세 까지에 40%에서 55%, 거의 반수가 치매에 걸린다는 통계다.

치매 환자에겐 한가지 커다란 은총이 있다. 가족이 환자가 마음 편하도록만 대해주면, 환자는 과거의 모든 불행을 잊고, 행복했던 사건만 기억한다는 것이다. (배회나 이상행동 같은 것도 마음에 불만과 불안을 느낄 때 일어난다.)

가족은 환자의 행동에 대해 따지거나 책임을 묻지 말고, 그냥 얘기를 들어주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주면 된다. 그것이 환자를 행복하게 해주는 길이라는 것이다.

o 우울증: 암이나 치매와 달리 우울증은 노화에서 오는 병이 아니다. 정년 등 오랜 일상생활이 일시에 툭 끊어지고, 사회와 가정에서 자기의 존재이유가 없어졌다는 자기 연민에 빠져 의기소침해진다. 과거에 좋았던 일은 하나도 없고, 왜 살았는지 모르겠다고 자기 일생을 전면 부정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망상에 빠져든다. 사람들은 다 자기를 싫어하고, 앞으로는 가난해질 거고, 나쁜 병에도 걸려있다는 등이다. 난치병이다. 격심한 정신적 고통을 수반하는 증상으로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자살을 생각하는 지경에까지 이른다. 치유도 가능하지만, 재발도 하는 어려운 병이다.

전문의와 왕래하며 수시로 전문적인 조언을 듣는 것이 마음의 안정을 가져온다. 그러나 근본은 스스로 과거의 사회적 프라이드를 다 버리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몰입해 즐거운 생활을 해나가는 것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결 론

암, 치매, 우울증 등 노후 3대 질환은 모두 예고 없이 찾아온다. 특별한 예방책도 치료법도 없다. 근본적인 대책은 평상시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전한 생활을 하는 것이 최선책이라는 것이다.
병이 나면 그때 가서 치료에 임한다. 암은 대수술이나 항암제 같은 극약을 써서 완치(Cure)하려 들지 말고, 통증관리(Care)수준에 머물고, 치매는 좋은 가족관계로 안정을 찾고, 우울증에 대해선 과거에 대한 오기를 버리고, 평범한 취미인이 되면, 3대 장애를 넘어 행복한 환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항암제는 희소암인 급성백혈병, 악성임파종, 소아암, 고환암, 자궁융모암 등 몇 가지 암에만 효과가 입증 돼 있고, , 위장, , 유방 등 고체 장기에는 전혀 효과가 없을뿐더러, 딴 정상 장기를 해쳐 사망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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