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응, 국민안전이 우선이다
– 국제적 웃음거리가 된 한국의 코로나 대응 –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본 협회 편집위원

우한 폐렴으로 알려진 코로나가 중국을 쑥대밭으로 만들면서 세계로 퍼졌다. 이에 대한 Worldometers 통계를 보면 2020년 2월 24일 기준으로 코로나에 감염된 국가는 33개국, 감염자 수는 79,561명, 회복된 사람은 25,076명, 사망한 사람은 2,619명이다. 치료 중인 사람이 51,866명, 그중에서 78%는 증상이 미미하고 반면, 22%는 심각하다. 처음에는 감염자의 99% 이상, 사망의 99%가 중국에서 발생했으나 그 이후 전 세계로 퍼져가는 양상이다. 사태의 초기에는 중국과 가까운 일본, 싱가포르, 한국 등 동북아시아에 주로 분포되어있지만, 중국과 거리가 먼 미국은 물론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에서도 적지 않은 사람이 감염되었다. 그 이후 미국 등 대부분 나라는 중국발 입국 통제로 추가 감염의 소지부터 없애는데 방역의 초점을 맞추어 소강상태에 들어갔지만, 그렇지 않은 우리나라는 코로나 환자가 급속히 늘어났다.

2020년 코로나는 2003년 사스는 물론 2015년 메르스 때보다 국경을 넘는 인구 이동이 급증한 상황이다. 이러다 보니 감염된 국가는 모두 입국 제한조치를 취했고 다만 그 강도만 나라마다 달랐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예외적으로 중국발 입국 통제에 대해 소극적이라 방역망이 허술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다가 대구와 경북지역의 집단 감염사태가 발생했고, 전국으로 확산해 확진자 숫자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급증했다. 정부는 700명대가 넘어선 시점에서 경계 단계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였다. 2월 19일까지 51명이던 확진자가 20일 하루에 53명이 추가되면서 104명을 넘어 24일 기준 763명이 되었다. 사태가 이렇게 되자 다른 나라는 물론 발병국가인 중국마저 한국인을 입국 통제해, 한국은 스스로 국제적 웃음거리가 되었다. 정부의 코로나 해결 능력에 대한 불신은 병에 대한 불안을 공포로 번지도록 만들었다. 공포 심리로 모임 등 사회활동은 취소되고, 소비가 얼어붙는 등 경제 전반이 마비되고 있다.

코로나는 아직 그 정체는 모르고 치료제도 개발되지 않았고, 중국에서 코로나가 진정되지 않으면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만 나라에 따라 코로나의 충격은 다르게 나타난다. 전염병의 피해는 병 자체보다 어떻게 대응하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세계은행 등의 전문가들은 2003년 사스와 2015년 메르스로 인한 피해의 80-90%는 심리적인 문제에 기인했다고 본다. 이 당시도 입원자나 사망한 사람은 우려했던 것보다 작았지만 충격은 예상보다 훨씬 컸고 오래갔다. 의학과 방역시스템 문제보다 컨트롤 타워 문제가 더 컸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병의 확산과 불안 심리는 정부의 초기 대응에 좌우되며, 안전에 관한 관심은 남성보다 여성이 크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 정부의 위기관리능력과 국민의 정부에 대한 신뢰가 코로나 대응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에 대한 우리나라와 미국의 대응은 대조적이다.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환자가 절반도 안 되지만,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을 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 충격이 깊어지는데 미국은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한 1월 31일 이후 2주일도 되지 않아 극복한 모습이다. 미국 경제의 흐름을 보여주는 S&P 500지수와 나스닥지수가 코로나 발병 이후 처음에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하락했으나 2월 10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충격은 중국에 공장이 있는 애플이 생산에 차질이 생기는 정도고, 경제 기반이 탄탄한 덕분에 고용은 예상보다 훨씬 많이 늘었고 기업의 실적도 예상보다 양호했다.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이 코로나 사태로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라 전망되어 미국 경제에 호재로 작용한 데다, 코로나 감염의 증가 속도는 둔화해 불안 심리가 줄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반도체 빼고 전 산업이 코로나의 직격탄을 받았고 충격을 회복하는데 시간이 길어져 성장률은 1%대도 어려울 정도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이 한국과 미국의 차이를 만들었을까? 두 나라의 여건이 다르나 정부와 정책에 대한 신뢰가 한국은 코로나의 충격을 키웠고 반면, 미국은 줄일 수 있게 만들었다. 먼저 경제정책부터 살펴보면, 미국은 기업이 일자리 만들고, 외국으로 떠났던 기업이 돌아오도록 만드는 정책을 폈다. 덕분에 경제 성장은 역대 최고치를, 실업률은 최저치를 기록했고, 이러한 성과는 코로나를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웠다. 반면, 한국은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 등 기업이 투자를 포기하고 해외로 떠나게 만드는 정책이 판을 쳤다. 경제는 외환위기 상황으로 악화했고 미래에 대한 비관론이 커져, 코로나에 대한 불안은 공포로 이어졌다.

코로나 위기관리정책도 전혀 다르다. 미국은 전문가 중심이고 반면, 한국은 대통령 중심이다.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자 미국이 취한 첫 번째 조치는 전문가들이 나서서 위험성을 경고하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대통령은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해 2주 내 중국을 다녀온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해 확산을 막았고, 중국의 반발에 대해서는 시민의 안전이 우선이라고 일축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대통령이 나서서 불안해하지 말라고 했다. 사태가 심각해지니까 의료기관을 나무랐고 의사협회의 감염 위험자 입국 제한 권고는 무시했다. 미국에 이어 다른 나라들도 자국민 안전에 최우선순위를 두자 정부가 마지못해 부분적 입국 제한으로 바꾸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중국의 어려움이 우리의 어려움이라는 대통령의 지시로 후속 조치는 계속 오락가락했다.

신종 바이러스는 과학의 영역이자 국민 안전과 국가안보의 문제다. 전문가를 제치고 대통령이 전지전능한 사람처럼 설치고, 정권의 이해득실부터 계산하면서 사태는 악화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가 발병하자 정부는 대통령의 지시를 기다리다가 늦장 대응하고, 민관협력은 물론 정부 부처 협력에도 구멍이 생겼다. 우한 폐렴의 수용 시설과 초중고교 개학연기를 놓고 혼란이 생겼고, 3차 감염자가 중국 바깥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생했는데도 정부는 공수처 만드는데 열을 내는 이상한 일이 벌였다. 중국이 우한 폐렴을 숨기다가 뒤늦게 인정하는 바람에 화를 키워 사망자가 그만큼 많아졌고, 우한 도시 자체를 폐쇄해도 해결하지 못했던 이유도 정권 유지와 제왕적 지도자에 기인하기 때문인데 정도 차이만 있을 뿐 우리나라도 그렇다.

외교정책도 전혀 달랐다. 미국은 철저하게 국익 우선이었고 반면, 우리나라는 중국 눈치 보기였다. 미국과 비교해 우리나라 수출과 관광 수입의 중국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그만큼 중국을 배려해야 한다는 점은 인정하더라도 도가 지나쳤다. 중국인 관광 수입이 큰 미국은 물론, 중국과의 경제협력의 강도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센 북한, 홍콩, 대만도 철저하게 국익 중심이었다. 북한은 일찌감치 국경을 봉쇄했고, 홍콩과 대만은 중국으로부터의 입국 자체를 통제하고 있다. 우리가 중국 눈치를 보는 더 큰 이유는 시진핑 중국 주석이 4월 선거 전에 한국을 방문하도록 분위기를 만들려고 공을 들이는 데 있다. 중국에 우한 폐렴에 관한 정보라도 공유하자고 요구해야 할 마당에, 슬슬 기고 피해를 한국이 고스란히 떠안는 듯한 외교정책은 선거에 오히려 악재가 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저자세는 코로나 위기를 키웠다. 지지자마저 중국의 어려움이 우리의 어려움이라는 그의 말에 실망하고, 정부가 중국발 입국을 제한하지 않은데 반대를 한다고 말한다. 중국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생각했던 사람은 우한 폐렴의 발병과 중국 당국의 대응을 보면서 지금까지 환상에 빠졌다고 후회한다. 더군다나 사드를 배치했다고 중국이 한국에 무자비하게 보복했던 일을 기억하는 사람은 중국에 대한 문 정권의 저자세 외교정책에 분노한다. 우리나라는 지금 코로나 사태가 진정 국면이지만, 중국이 공장 가동을 재개하면서 다시 확산하고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입국 제한조차 소극적인 우리나라는 다시 코로나 위기를 맞고, 외교정책의 실패에 대한 국민의 분노는 선거에서 문 정권 심판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나라의 위기 대처 역량을 좌우한다. 미국은 코로나 발병에도 불구하고 국민이 동요하는 기색이 작은데 우리나라는 크게 동요했다. 코로나는 아직 그 정체는 모르고 치료제도 개발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에서 발병한 이후 지금까지 치사율이 메르스 때보다 낮아 무시무시한 전염병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미국 국민도 코로나가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지만,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한국은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안 되는 분위기가 되었다. 미국 정부는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코로나 환자가 아니라면 마스크를 쓰지 말고 손 씻기를 권고했다. 마스크가 코로나 예방에 효과가 크지 않고 불안 심리만 키우기 때문이다. 미국인은 정부의 권고대로 마스크를 쓰지 않아 심리적으로 편해져 자유롭게 일상생활을 했고, 코로나로 인한 경제활동 위축은 그만큼 작았다.

우리나라는 정반대다. 대통령이 마스크를 쓰고, 서울시장은 한 수 더 떠 팔꿈치 악수하고, 국민에게는 외부 출입을 자제하라고 했다. 코로나의 진원지가 한국인 것처럼 요란하게 대응하다 보니, 불안 심리가 더 커져 상가에 불이 꺼지고 소비 심리가 사라졌다. 게다가 정부가 마스크를 중국에 대량으로 보낸다고 하자 품귀현상을 예상한 사람은 매점매석을 했고, 정부는 단속·처벌한다고 난리를 치는 혼란도 발생했다. 코로나 불안과 사회 혼란을 키워놓고는 문 대통령과 장관들은 선거를 지원한다고 사람을 모아놓고 행사를 벌였다. 문 대통령은 부산으로 달려가 마스크 끼고는 난데없이 ‘부산형 일자리’를 말했으나 부산 경제는 최악이다. 성동구 보건소로 가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 우한 폐렴에 대응을 잘한다고 자화자찬할 때 우한 폐렴은 서울 전역으로 확산했다.

선거를 의식한 코로나 대응은 민심이 떠나게 만든다. 안 그래도 경제가 소득주도성장에다 공정경제 등으로 최악이 되었는데 코로나 사태까지 덮쳤다. 정부의 임기응변적인 대응과 이에 따른 불안 심리로 관광은 물론 음식, 숙박, 항공 등 관련 산업은 직격탄의 피해가 더 커졌고, 제조업 등도 유탄을 맞았다. 정부가 코로나로 인한 경기침체를 재정투입확대로 해결한다고 하는데 지금과 같은 경제정책과 위기관리방식으로 효과를 보기 어렵다. 실업률 숫자 낮춘다고 고령층 일자리 사업을 강화하다가 건강이 취약한 고령층의 특성상 부작용을 만들 수 있다. 고용이 취약한 청년층은 아르바이트 일자리 구하는 일이 코로나로 더 어려워진 마당에 선거를 의식한 정년 연장은 청년을 분노하게 만든다. 차라리 코로나 사태를 제대로 관리하는데 집중하는 것이 선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코로나 사태를 신속하게 해결하려면 정부의 위기관리역량을 높여야 한다. 이중적 태도와 병 주고 약 주는 뒷북 대응이 아니라 과감하고도 선제적으로 대응을 해야 한다. 과학적 판단을 정치적 판단에 우선하고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며 국민이 신뢰를 느끼도록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해야 한다. 정부에 대한 불신은 광우병, 세월호, 원자력 괴담으로 이어진 바 있다. 괴담을 만든 주체가 현 정부의 지지 세력이라고 안심할지 모르나 코로나는 전염병이라 괴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비상사태 선포처럼 우리도 과감한 조치를 하자고 주장한다. 코로나는 증세가 양성이었다가 음성으로 재판정될 정도로 불확실하고, 국경을 넘어선 국제적인 전염병인 만큼 추가 감염의 소지부터 사전에 차단하자는 전문가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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