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

김정화

그가 걸어온 자리에
녹슨 못이 뽑혀 나가듯
작은 구멍이뚫리고

그 작은 구명으로
그가 쉴 새 없이 드나들어
맑은 눈물이 채워지고

못이 뽑혀나가고
맑은 눈물이 채워지고
긴 밤 자작자작 드나드는
어떤 발걸음

낯선 길을 헤마다 지친
내 꿈에서 떨어져 내린 꽃잎일까

녹슨 못이 뽑혀진 자리에
작은 구명이 뚫어진 자리에
그가 조용조용 드나들며

누군가의 꿈에서 떨어져 울고 있는
꿈 조각들을 일으키며

마침내
오래도록 기다리는 사람들이 볼 수 있는
하얗고 빨간 꽃잎을 만들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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