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100세인생 생활의힌트(17)

이성원
한국청소년도서재단 이사장

“후생이 두렵구나. 지금만 못하리라 어찌 알겠는가. 그러나 4, 50이 되어도 이름이 나지 않으면 그땐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학생시절, 제자들에게 일러주는 공자의 이 말씀에 가슴이 뜨끔했습니다. 50에 “知天命”이란 이런 뜻이로구나!
팔십 들어 지난 4년 동안 친지들과 「몽테뉴수상록」을 공부했습니다.
이제 앞으로 2년 동안은 집안 2세들과 「논어」를 공부해 보자고 의논했습니다.

50대 2세들에게

공자는 세 살 때 부모를 여의고 어린 시절을 몹시 고단하게 자랐다. 마구잡이 일로 생계를 이어가면서, 열다섯 살 무렵부터 공부에 열중하여 서른 살 경에는 지역사회에서 청소년들의 지도자로 명망을 얻었다.
차츰 학문이 높아져 그의 인덕을 바탕으로 한 ‘왕도정치’사상이 널리 알려져 52세에 고국인 魯노나라 사법장관(大司寇)에 등용되었다. 4년에 걸쳐 나라의 기강을 바로 세워 왕도정치를 구현하려 진력하였으나, 뿌리 깊은 세도가들의 반대에 부딪쳐 56세에 국외로 망명의 길을 떠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 후 이웃 아홉 나라를 전전하며 도의정치를 실현하려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심혈을 기울였으나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하고, 14년 만에 69세로 실의 속에 다시 고국의 땅을 밟았다. 74세에 영면할 때까지 후계자 양성을 위해 영재 교육의 길을 걸었다.

이하 논어 20편, 499 구절 가운데 몇 절을 뽑아 논어의 한 면모를 보이려 한다. 모든 절구가 다 단편적이고 독립적이란 것을 알 수 있다.

i. 나와 같지 않은 이를 벗하지 마라.

ii. 「시전 詩傳」 3백수는 한마디로 「思無邪 사무사」: “사악 wicked한 것을 생각마라”

ⅲ. 十五에 “志學 지학”: 배움에 뜻을 두고

      三十에 “立”: 제 발로 서고

      四十에 “不惑 불혹”: 신념에 흔들림이 없고

      五十에 “知天命”: 천직을 깨닫고

      六十에 “耳順”: 듣는 대로 다 이해하고

     七十에 “不踰矩 불유구”: 도덕을 어김이 없다.

ⅳ. 군자는 한 가지 틀에 매이지 않는다.

ⅴ. 사람들과 화목하되, 같아지지는 마라. (和而이不同)

ⅵ. 책만 읽고 생각을 하지 않으면 어둡고, 생각만 하고 책을 읽지 않으면 위태롭다.

ⅶ. “아는 것”은 아는 줄 알고, ‘모르는 것’은 모르는 줄 아는 것이 곧 ‘아는 것’이다.

ⅷ. 여자와 소인은 거두기 어렵다. 가까이 하면 불손하고, 멀리하면 원망한다.

ⅸ. 「恕 서」: 내 마음 미루어 남의 마음을 살펴라. (공자 이념의 중심 핵)

「己기所소不불欲욕 勿물施시於어人하라」: 내가 바라지 않는 것을 남에게 행하지 마라.

ⅹ. 원한을 덕으로 갚으리이까?

덕은 무엇으로 갚겠는가. 덕은 덕으로 갚고, 원한은 공정함直으로 갚아라.

ⅹi. 知가 好만 못하고, 好가 樂만 못하고, 樂이 安만 못하다. (安=安心立命)

ⅹii. 中 이상 지성인에게는 上을 얘기해도 좋지만, 中 이하 지성인에게는 上을 얘기함은 마땅치 않다.

ⅹiii. 富가 바란다고 얻어진다면 마부가 되어서라도 얻어 보겠지만, 기왕 안 되는 것이라면 나 좋아하는 일이나 하겠다.

ⅹiv. 백성은 이끌 대상이고, 뜻을 알릴 대상이 아니다. (2500년 전 서민은 문자를 해독 못했다)

ⅹv. 질서가 선 나라에선 빈천함이 부끄러운 것이고, 기강이 무너진 나라에선 부귀함이 부끄러운 것이다.

ⅹvi. 싹부터 노란 이도 있고, 싹은 싱싱한데 열매를 못 맺는 이도 있다.

ⅹvii. 같이 배워도 함께 길을 못 가는 이가 있고, 같이 걸어도 함께 서지 못하는 이가 있고, 같이 선사람 중에도 카리스마 권위를 못 지니는 이가 있다.

인생의 밑바닥을 걸어온 청소년기 30년, 50대 4년간의 국가 통치 경험, 14년간의 천하주류 방랑기, 그리고 심혈을 기울인 말년의 후계자 양성- 이런 경륜이 타고난 천품과 일체가 되어 세계 사상사에 「유교」철학이라는 하나의 금자탑을 세우기에 이르렀다.

㈜ 「논어」텍스트는 성백효 「論語集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