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 Bulletin 제4호 (美 대선, 문제는 트럼프나 힐러리가 아니다)

대선, 문제는 트럼프나 힐러리가 아니다

금년 11월에 있을 미국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것이 우리나라에 더 유익할까,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일까 아니면 공화당 트럼프 후보일까? 이 문제는 외교안보 분야에서 미국에 크게 의지하고 있고, 북핵과 한반도 통일의 숙제를 머리에 이고 있는 우리나라에 있어 대단히 중요하고 결정적인 질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도널드 트럼프

th

이미지출처 :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3532489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한 필자의 대답은 한마디로 ‘아무도 알 수 없다’이다. 흔히 트럼프가 한국이나 한반도 정책에 있어 좀 더 공격적이고 예측불허하며 힐러리는 좀 더 호의적이고 안정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있으나 이는 일차원적인 시각이라고 본다. ‘협상꾼’ 트럼프가 주한미군의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고 한미 FTA의 문제점을 지적했다고 해서 그가 대통령이 돼서도 같은 입장을 고수한다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북한정권에 대해 유례없는 강공을 펼치고 중국의 보호주의나 군사주의에 대해서도 공격적 입장을 취하면서 주한미군의 역할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힐러리 한반도 정책은 예측 어려운 함수

반면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한반도정책을 보면 과거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에는 울브라이트 국무장관을 위시한 대북협상파들의 득세로 북한의 핵개발을 사실상 용인했던 전력이 있다. 또한 그의 핵심 최측근으로서 유력한 차기 민주당 국무장관 후보인 웬디 셔먼 전 국무차관 및 대북 조정관은 대표적인 대북유화론자로서, 힐러리가 대통령이 될 경우 일종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위험한 미북평화협정이 추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보문제를 떠나 경제사회적으로 보면 미국의 이번 대선은 더욱더 답을 찾을 수 없는 고난이도 방정식이 된다. 힐러리는 사회보장제도, 동성결혼 등의 사회적 이슈에서 선명한 좌파적 입장을 대변해 왔는데 이러한 시각이 미국의 행정부와 사법부를 장악하고 전통적인 미국의 예외주의를 바꿔놓게 될 경우 장기적으로 전 세계와 우리사회 내에 미칠 영향력은 쉽게 예측할 수 없으며 상상이상으로 부정적인 것이 될 수도 있다.

한편 힐러리나 트럼프 중 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든 변하지 않는 거대한 흐름이 있다. 그것은 미국의 대내외 정책에서 외교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과 중요도가 과거보다 줄어들 것이며 이에 전 세계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이 축소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저명한 국제문제 전문가인 마이클 만델바움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미국의 향후 모습을 그의 동명 저서를 통해 ‘The Frugal Superpower'(2010)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다가오는 세기에도 세계 최강의 강대국으로 남아있겠지만 재정적 한계에 부딪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검소한 유일대국’이 된다는 것이다.

과거 미국은 전쟁 등 중요한 대외정책을 결정하고 수행함에 있어 재정문제가 장애가 됐던 적이 없다. 특히 90년대 초 소련의 해체이후에는 남아도는 거대한 군사력을 주체하지 못할 정도였고 이에 독재와 탄압, 가난과 고통의 퇴치 및 질서회복 등을 위해 소말리아, 코소보, 보스니아 같은 분쟁에 개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7천7백만 명 달하는 전후 베이비 붐 세대들이 은퇴하는 시점인 2010년대 이후부터는 더 이상 그러한 정책이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미 국가예산의 40% 이상을 사회보장제도와 건강보험 등에 사용하고 있는 미국 정부와 국민들은 그들의 생활과 직접 관계없는 다른 나라를 위해 막대한 돈을 쓸 여유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또한 민주주의 확산을 명분으로 했던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와 같은 전쟁도 반복되기 어려울 것인데 그렇다면 향후 그 직격탄은 한반도가 맞게 될 수 있다. 북한 공산독재 정권의 붕괴와 한반도의 자유회복 및 민주주의 확산은 레토릭(명분)에서도 미 외교정책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대신 해줄 수 없는 우리의 안보문제

비슷한 맥락에서 백악관 안보보좌관 출신의 브레진스키 교수도 그의 저서 ‘Strategic Vision'(2012)에서 미국의 대외, 대한반도 영향력 축소를 기정사실화 했다. 브레진스키 교수는 그러면서 한국의 선택을 제시했는데 그것은 미국의 핵우산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중국의 핵보호와 영향력 아래로 들어가느냐 아니면 자체 핵개발의 자구책에 나서느냐에 있다는 것이다. 최근 사드배치 반대주장도 결국 전자로의 선택, 중국의 영향력 아래로 빨려 들어가려는 일종의 ’중력’ 작용일 것이다.

아, 우리는 절체절명의 안보문제를 외면한 채 언제까지 망국적인 우물 안 당파정쟁과 사회적 논쟁에 함몰돼 있을 것인가! 처음부터 트럼프에 대한 미국사회 내부의 기대와 이상 현상을 읽어내지도 못하고 단순히 미국의 진보 언론들을 흉내 내 그를 비웃고 깔보다가, 이제 와선 또 공화 민주 양당의 정책이나 미국사회에 대한 본질적 분석 없이 트럼프 개인과 기행에 대한 흥미성 기사들을 뒤쫓아 쏟아내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다수 언론 보도도 유감이다.

 

미래한국 발행인 김 범 수

 

 

0 답글

댓글을 남겨주세요

Want to join the discussion?
Feel free to contribute!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