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미연합훈련은 한국군을 강군으로 만든다 - 권오성


한미연합훈련은 한국군을 강군으로 만든다


권오성 (육군협회 회장, 전 육군참모총장, 전 한미연합사부사령관)


<편집자 주기>

2018년 여름 이후 남북관계 고려와 코로나 등을 이유로 2년 이상 키리졸브, 을지프리덤가디언(UFG), 독수리 훈련 등 3대 한미연합훈련이 모두 폐지되고, 연대급 이상의 한미연합훈련이 전면 중단된 지 2년이상이 흘렀다. 한편, 북한이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끊임없이 요구하는 가운데 우리 사회의 각계각층에서도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 국가의 안위를 걱정하는 많은 애국인사들이 이러한 상황을 우려하는 가운데 한미연합훈련의 재개여부는 한미간의 매우 중대한 쟁점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바이든 정부 출범 후 곧 재개되는 한미연합훈련 마저 실기동훈련이 아닌 컴퓨터 모의훈련으로 진행되고 있다. 전쟁경험이 전혀 없는 한국군으로서는 미군과의 실기동훈련을 통해 그들의 실전 경험과 교리를 습득하고 한미간의 신뢰와 우정을 구축할 수 있으며, 우리 안보를 지키는 실질적인 연합방위태세를 구축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미우호협회는 ‘한미연합훈련의 중요성’을 국민에게 깊이 인식시키는 게 절실하다고 생각되어,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직을 수행하면서 한미연합훈련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경험한 권오성 전 육군참모총장의 글을 싣게 되었다.


 

1. 들어가면서


최근에 한미연합연습훈련이 언론에 이슈가 되고 있다. 중요하니까 이슈가 되고, 이슈가 될 만큼 중요하기도 하다.


최근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군대의 대비태세를 위한 훈련과 연습의 가치를 알고 있다. 한반도 보다 더 훈련이 중요한 곳이 없다.”라고 했다. 성우회는 “한미연합훈련 만이 북한 핵위협을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며, 지휘소연습과 대규모 실병기동훈련을 통해 군사대비태세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한미연합훈련을 남북관계를 고려해 축소하거나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특히, 북한 김정은은 지난 8차 당 대회에서 우리의 ‘첨단무기 개발과 연합훈련’을 남북관계를 교착시키는 주요 원인이라고 꼭 짚어 적시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연합훈련의 중요성’에 대한 글을 청탁받고 매우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당연한 것을 왜 당연한지를 굳이 설명해야 할 만큼 절실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2. 훈련과 교육, 그리고 연습


용어 때문에 어느 것이 중요한지 분별해 내지 못한 경우가 많아서 먼저 용어를 짚어 보고, 한미연합연습/훈련에 대한 필자의 경험, 연습과 훈련의 변천과정과 현재의 상황을 비교함으로써 그 중요성을 설명하고자 한다.


‘교육훈련’과 ‘연습’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교육’은 일정한 목표나 기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실제적인 교육활동으로 [정신적]인 것과 [지식적], [기술적]인 것이 있다. 이에 비해서 ‘훈련이란 기본적인 자세나 동작 따위를 되풀이하여 익힘’이라고 표현한다. 즉, [육체적]인 단련을 의미한다. 부대의 경우는 실제로 움직이는 기동이 있을 때 사용한다. ‘정신교육’,’간부교육’, ’주특기교육’, ’초등/고등군사반 교육’, 육대교육(陸大敎育)’ 등 정신적인 부분과 기술적인 부분을 ‘교육’이라고 칭한다. ‘각개전투 훈련’, ‘사격훈련’’, ’분대, 소대, 중대/대대/연대/사단전술훈련’, ‘사단기동훈련’ 등 행동의 숙달이 위주이면서, 전투원과 실제 무기, 장비/물자의 실기동이 따를 때 ‘훈련’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연습은 “학문이나 기예 따위를 익숙하도록 되풀이하여 익힘으로 정의하고 있다. ‘되풀이’,’육체적’,’지식적’,’기술적’인 부분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교육이나 훈련보다는 광범위한 범위로 이해된다. 지휘소 내에서 지휘관/참모가 도상이나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숙달할 때는 “연습’이란 표현을, 그러나 실제 지휘소를 설치하고 이동할 때는 ‘훈련’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두 가지를 병행할 때는 통상 ‘연습’으로 사용한다. 연습은 본 게임/실행이 아닌 사전에 행해지는 준비 활동을 지칭하기도 한다. 원래 훈련의 단계는 ①도상훈련→ ② 지휘소 훈련CPX→ ③야외기동훈련FTX로 구분한다.



3. 한미연합훈련 경험에서 습득한 군사 지식과 변천 과정 속의 교훈, 그래서 한미연합훈련은 굳건한 한미동맹의 실체이며 전쟁 억제력이다.


위관 장교로서, ‘79년도 T/S팀스프리트 연습에 연대급 기동부대의 일원으로 여주, 이천 일대에서 기동한 경험이 있다. 훈련 간 미군들의 질서정연한 전장군기, 우리와 사뭇 다른 숙영지의 편성형태, 안면위장과 시설/장비 위장재, 그리고 우리보다 우위의 각종 기동장비와 화포를 볼 수 있었다. 앞서 있는 미군들의 전개는 초급장교에게 꿈과 목표를 갖게 했다. ‘백문불여일견 百聞不如一見’이라고 했다. T/S 연습에 참가하였던 말단 소부대의 장교/ 부사관/병사부터 대부대급의 장관급 장교까지 보고 배운 것으로 치면 경제적 가치로 환산할 할 수 없는 소중한 값어치이다. 전쟁을 직접을 경험하지 않고 전쟁에서 싸워 이기는 방법을 습득한 것이다. 세계 최강의 군대의 수준 높은 전투역량을 보고 배울 수 있는 학습장이였다.


☞ T/S 연습, 1975년 베트남 공산화 등 급변상황에서 1976년 6월 실시, 카터 미 대통령의 주한미군 철수 계획이 전제된 상태에서 시작함. 1978년부터 연례화 훈련(첫해는 4만 6천, 1984년에는 20만 7천 명). 중단, 재개하다가 1994년 미국과 북한이 제네바협정을 체결한 이후에 중단되었음.


이후에 위관시절에 후방지역 침투/방호 훈련인 ‘독수리 훈련(연습)’에서 후방지역에 위치한 중요시설을 타격하는 적 특작부대의 역할을 담당하면서 경계의 방식, 부대 방호의 약점 파악, 다양한 침투방법을 구사했다. 이 연습을 통해서 중요시설 방호능력이 한층 보강되어 적 침투에 대한 자신감을 견지하고, 한미 특수전부대 간에 더욱 공고한 협조체계가 구축되었다. 전시 증원과 연계된 훈련으로 발전, 미군 증원의 계획을 가시화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 ‘독수리연습’은 “연합 및 합동작전, 연합특수작전, 후방지역 방호작전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실시하는 야외훈련연습’. 1961년 소규모의 후방지역 방어훈련(한국군 1개 대대와 미군 1개 지역대)으로 매년 10월에 실시 → 1975년 연합/합동작전과 연합 특수작전훈련이 추가 → 1982년, 적 특수부대의 침투에 대비해 후방지역 경계, 연합전시증원, 특수작전, 지상기동, 상륙기동작전, 공중강습작전 등을 실시 → 2002년 이후부터 연합전시증원 RSOI 연습과 연계 3월 실시


영관장교부터 UFL연습에 참여했다. 국가차원의 전쟁지도에 대한 흐름과 군사계획의 연계를 습득했다. 전쟁의 시나리오 작성, 사태계획 발전, 각종 상황에 대한 처리, 사후 강평을 통한 발전방향 모색 등을 통해서 연습의 준비부터 실시, 사후 강평, 보완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경험할 수 있었다. 제대별로 임무/수행능력 식별, 계획수립과 발전, 전투력의 통합, 결심지도, 민군관계 등에 관한 혜안을 얻는 좋은 계기였다.


☞ 1968년 1·21사태 계기로 전면전 대비 정부 연습 시작 (최초에 ‘태극연습’, ‘69년에 ‘을지연습’으로 정부와 군사지휘소 연습을 시행, 1976년 ‘을지/ 포커스 렌즈UFL’연습으로 통합→2008년,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대비를 강조한 ‘을지 프리덤가디언Uluci Freedom Guardian’연습으로 변경


영관장교와 장관급 장교시절에는 본격적으로 ‘연합연습’에 참여했다. 군은 ‘교육훈련’과 ‘연습’ 분야를 담당하는 조직을 별도로 운용한다. 왜냐하면 연습의 분야가 포괄적이고 광범위하기 때문에 교육훈련의 영역과 함께 다루 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연습을 준비하고 시행하는 일은 전쟁을 준비하고 시행하는 것과 동일한 수준의 통찰력을 요구한다. 각국의 육해공군 직능과 직종 간의 ‘협조’, 병과 간의 ‘협동’, 군종 간의 ‘합동’, 한미의 ‘연합’ 요소가 지상, 해상, 공중의 전투공간에서 발생한다. 실제적인 전투력이 시간, 공간에서 할당되고 운용된다. 연습을 통해서 전쟁상황에 대한 이해가 충족된다. 지휘관은 끊임없는 전장관찰과 관리를 통해서 참모와 건전한 결심을 지향한다. 상상력과 현실의 차이를 인식한다. 예측과 현재의 전황관찰을 통해서 수시로 계획변경이 요구된다. 정부와 군사가 연결된다. 연습은 조직과 지휘계선, 무기와 장비의 운용, 병참지원 등이 실제로 작동하게 한다. 미군의 증원전력이 가시화된다. 장비가 탑재, 하역 그리고 기동화된다. 문서로 작성한 작전계획이 작동하게 하는 것이 바로 ‘연습, 훈련’이다.


☞ 북한의 핵 개발 등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대규모 한미연합 재개 차원에서 1994년 연합전시증원RSOI: Reception, Staging, Onward Movement, Integration)연습, 지휘소 연습 → 2008년, 한국군 전시작전 통제권의 전환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RSOI를 ‘키리졸브 KR: Key Resolve로, UFL연습을 ‘을지프리덤가디언UFG로 변경


4. 한미연합연습으로 얻어지는 성과는 계수 불가한 유무형 전력이다. 이로써 국가의 안전이 보장된다.


현재 양국 간의 연합지휘체계는 한미통수기구에 의해서 전략지시가 하달되면, 양국 국방에서 SCM을 통해, 양국 합참은 MC를 통해서 연합사령관에게 전략‧작전지침이 하달된다. 연합사령관은 각 구성군 사령관을 통해서 전구를 지휘하게 된다. 그 각 사령부와 예하부대는 한미가 각 특성에 맞추어 편성, 전투력을 발휘한다. 이러한 양국 간의 지휘기구를 연습을 통해서 숙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미군은 최강의 군사력을 유지하는 군대이다. 미국의 군사비 지출비용은 10위권 안에 드는 모든 국가의 군사비를 모두 합산한 것보다 더 많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수많은 전쟁과 전투를 치른 군대이다. 세상의 이치로 보면 ‘우위’를 점한 측에게서 한 수 배우는 것이 실용이다. 우리 군사력이 세계 6위권에 있다는 평가도 있다. 어떻게 우리 군이 이 짧은 시간에 세계 10위권 내에서 다른 국가와 경쟁을 하고 있겠는가? 전쟁 이후에 미국의 경제적 지원, 군원(軍援) 등이 있었지만 군을 오늘의 수준에 있게 한 동력은 우리 간부급에 대한 미군의 교육지원 FMS로 전쟁 중에도 꾸준히 시행된 점이 그 하나요, 우리 군의 장교와 부사관들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킨 ‘한미연합연습’이 또 다른 하나다. 우리가 대규모 예산을 투입한다고 해도 얻어내기 어려운 분야다. 연습은 ‘유무형의 Know-How와 군사지식’을 확장하는 유일한 길이다.


연습과정에서 체험하고 습득하는 미군의 세계 최고 수준의 전략정보, 가공할 화력, 가시화된 전장, 실시간의 통신, 지상군의 기동력, 공군의 최첨단 유도무기와 전투기, 폭격기, 해군의 수송력, 미사일 능력, 예비전력을 포함한 증원군의 전개, 군수물자의 물동량, 군사기술, 탄약의 적재, 그리고 교리 등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다.


한미연합연습은 3~4년 전부터 기획, 계획된다. 연습에는 전략, 전술, 작전 차원에서 당해 연도 연습 및 훈련 시 중점을 두고 추진할 과제들을 목록화한다. 이 과정에서 해당 시기의 지휘관/참모의 전술 안과 개념 등을 구체화해서 연습, 훈련계획을 작성한다. 이를 기반으로 연습지시, 각본, 각종 사태계획 작성, 사후검토를 위한 지침 등을 발전시킨다. 연습과 훈련관리체계를 ‘소요, 계획, 실시, 평가’의 4개 과정으로 구분하여 시행해 나간다. 그리고 수행해야 할 과업을 전장기능인 전장인식, 지휘통제, 전력운용, 방호, 지속지원 등 영역별로 전략적, 작전적, 전술적 수준에서 식별하며 과제화한다. 국방부로부터 모든 제대가 한미간에 접촉/토의를 통해서 계획을 발전시킨다. 특히 지휘관들은 상호 전술 관을 공유하는 전술 토의가 수시로 개최된다. 전쟁을 직접 치른 미군 지휘관으로부터 전쟁, 전투의 경험을 직접 습득할 수 있는 학습의 장이다. 연습을 준비하면서 작전계획을 숙지하고, 각종 예규의 타당성을 검증한다. 실제 기동훈련을 위해서는 양국의 참모와 지휘관이 많은 접촉을 갖게 되어 상호신뢰가 증진되는 우호적인 관계가 설정된다. 전투발전을 구성하는 DOTLMPF 전반에 관한 의견이 각국의 교육사의 연구실로 축적된다.


한미연합연습은 단순한 함께 연습했다는 점 하나를 얻는 것이 아니다. 준비과정에서부터 실시, 그리고 사후검토 과정 등에서 한미는 호흡과 어깨를 같이한다. 우리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배움의 기회로 활용하였다. 우리 군의 선진화에 한미연합연습이 기여한 공로를 말하라면 양국의 최고 훈장으로도 감당할 수 없다. 한미연습을 위해서 미 본토에 위치한 미군의 수뇌부와 사령관 들이 수시로 방문하여 토의하면서 우리 측의 군 인사들과 자연스럽게 전우가 된다. 한국을 이해하는 걸음이 된다. Icebreaking을 하면서 연습의 첫걸음을 뗀다. 우호적인 분위기를 잊을 수 없다. 굳건한 한미동맹의 현장이다. 2주일 이상을 벙커에서 숙식하면서 얻을 수 있는 군사적인 공감대와 가치관의 공유는 절대적이다. 세계 최강의 군대, 전쟁터에서 잔뼈가 굵은 미군 지휘관들과 함께 한반도의 평화를 고민한 일은 최대의 경험이다. 미국에서 미군을 만나면 어디서 근무했다. 그리고 어떤 훈련에, 연습에 참가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이것이 바로 한미동맹이다. 이것이 바로 북한의 침략야욕을 억제하는 힘이 되어 온 것이다.


5. 맺으면서


한미연합연습은 ‘92년도에 북한의 비핵화 문제와 연계하여 중단된 바 있고, 핵협상의 타결로 다른 훈련으로 대체되기도 했다. ‘18년에는 연습일정을 조정하고 ‘19년에는 KR/FE를 종료하고 동맹연습을 시행했다. UFG연습을 폐지하고 한미연합지휘소 훈련으로 조정했다. 연습명칭은 필요에 의해 얼마든지 변경할 수 있다. 하지만 국가안위와 한미동맹을 유지하는 가장 공고한 연결체인 한미연합연습의 시스템은 잘 유지해야 할 것이다.


잘못되었다고 평가되는 일을 버리는 일은 당연하다. 그러나 잘되고 있는 일이요, 우리에게 상당한 유익을 주고 있는 일을 버리는 일은 우매함이다. 한미연합연습이 본질과 다른 차원에서 도마 위에 오르고, 그 중요성을 강조해야 한다고 인식하는 현실이 안타까움을 넘어선다. 특히나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을 내세워서 아시아-태평양에서 방향을 전환하는 이 시기에 국가전략 차원에서 깊은 생각이 필요하지 않은가?


3월에 실시하기로 한 한미연합연습은 ‘전반기 연합지휘소 연습CPX’로 진행 된다고 한다. 설명했듯이 연습시스템을 갑자기 변경해서 적용하기는 정말로 쉽지 않다. 빠른 시간에 설계해서 시행한다면, 결과는 부실한 연습이다. 실 병력이 투입되는 실기동훈련은 ‘18년 이후 금년까지 시행하지 않는다. 실 기동훈련을 준비하는 Know-How도 간단하지 않은데 조속히 재개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는 부득이 한미연합훈련의 왜Why를 주제 삼아 글을 썼다. 하지만 우리 군대는 주춤거리지 말고 어떻게How to do를 구체적으로 실행하여 강군의 길로 계속 나아가길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