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전작권 전환 의미와 한미연합지휘체계 - 임호영

 전작권 전환 의미와 한미연합지휘체계



임 호 영

한국군사학회 회장,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1. 전작권 전환의 의미


전시작전통제권 (Wartime Operation Control)이란 글자 그대로 전시에 작전을 통제하는 권한이다. 현재 한국군은 전시에 연합사령관이 작전을 통제하고 있다. 그런데 앞으로는 한국군    4성 장군이 전시에 한국군뿐만 아니라 미군까지도 작전을 통제하는 것으로 한미 양국이 합의했다.    이것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 많은 이견과 논쟁이 분분하다. 따라서    현재의 한반도 안보환경과 북한의 위협 등을 분석해보고 어떠한 방법이 대한민국을 가장 효과적    으로 지켜낼 수 있는 것인지 생각해 보고자 한다. 


전시 작전통제권권 전환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6.25전    쟁 초기 한국군의 지휘체계가 와해되고 UN군이 한국에서의 작전을 주도하게 되자 1950년 7월     14일에 이승만 대통령이 맥아더 장군에게 서신을 발송했고, 7월 16일 맥아더 장군이 회신함으로써     최초로 한국군의 작전권이 UN군 사령부로 이양 되었다. 그 내용은 “현 적대상태가 계속되는 동안    (during the present hostilities) 대한민국 육·해·공군의 작전통제권)operational control     authority)을 UN군에 이양“한다는 것이었다.(「한미동맹 60년사」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1968년은 안보적으로 매우 혼란한 시기였다. 그해 1월 21일 북한 124군부대에 의한 청와대   기습사건이 있었으며, 1월 23일에는 미 정보수집보조함 푸에블로호 납치사건이 발생하였다. 이    사건을 계기로 한국군의 적 침투저지 및 후방지역 방위능력이 미흡하다는 문제점이 노출되었고     푸에블로호 승무원 석방 협상과정에서 북한이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우리군은   자주국방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해 2월 ‘대간첩대책본부’를 창설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북한의 간첩침투에 대한 작전은 한국군이 주도적으로 작전을 실시하게 되었고 부분적인   평시 작전통제권을 회수하게 되었다.     


   1970년대는 미국 닉슨 대통령이 ‘아시아의 방위는 아시아 국가에게 맡겨야 한다‘는  닉슨    독트린을 발표했고, 1972년에는 미 제7사단이 한국에서 철수했으며, 1975년 30차 UN총회에   서는 ‘UN사의 해체’가 의결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1976년 8.18도끼만행 사건이 발생     하여 한반도가 다시 전쟁의 위험에 노출되자 한미양국은 보다 강력한 전투지휘 사령부로 한미      연합사령부를 1978년 11월 8일 창설했다. 연합사는 UN사로부터 작전통제권 (operationl   control)을 이양 받고, UN사는 연합사의 전력을 지원하고 정전협정을 관리하는 임무로 전환   하였다.     1) 「한미동맹 60년사」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즉, 연합사가 한국군을 작전통제를 하도록 되었으며, 인사·행정·교육·군수 등 작전에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분야는 한국군이 책임을 지게 되었다. 이러한 연합사의 창설은 단순한 작전통제권의   전환만이 아니라 기본적인 전쟁수행 절차도 변화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원래, UN사의 상급   기관은 유엔 결의에 따라 미국 합참이며, 따라서 미국이 주도가 되어 한국군에 대한 통제가        가능하였으나 연합사의 상급기관은 한·미 합참의장 협의기구인 군사위원회(MC; Military  Committee)이고, 그 상급기관은 양국 국방장관의 안보협의회의(SCM; Security Consultative    Meeting)이므로 이는 양국 통수권자의 지시를 받게 되는 것이다. 


결국 연합사는 양국 통수권자의    전쟁지도지침에 근거하여, 양국 안보협의회의의 전략지시와 양국 군사위원회의 군사지침에 의해    작전을 수행하는 체계이다. 이는 사실 절반의 작전통제권을 한국군이 이양 받았다는 것을 의미    하는 것이다.      그 후 1990년대에 들어 대한민국의 국력신장과 한미 양국의 이해가 서로 일치하여 1994년   12월 1일에 평시 작전통제권을 한국군으로 이양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한국군의 인사, 군수,    교육, 편성, 평시 부대배치 및 이동 등 한국군에 대한 지휘와 평시 작전에 대해 모든 권리를    한국군이 시행하게 되었다.      현재 우리 군에 대한 지휘와 평시 작전통제에 대한 모든 권리는 대한민국이 가지고 있다.    “군사주권이란 국가가 자국 군대의 지휘와 작전에 대해 가지는 고유권리“라는 사전적 정의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이는 완전한 군사주권의 회복이 이루어 졌음을 의미한다. 


이제 남은   문제는 유사시 동맹을 맺고 있는 양국이 연합작전을 할 때 어떻게 작전의 통제를 일원화하는   것이 전쟁의 승리를 위해 가장 효과적인가 하는 것이다. 모든 군대는 서로 다른 국가가 함께    연합하여 전쟁을 할 때 전쟁의 원칙에 따라 지휘체계을 일원화 하였으며 이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은 수많은 전사(戰史)가 증명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한미간의 작전통제권 문제는 전시, 즉 DEFCON-Ⅲ(데프콘-III시)부터 누가 연합사를  지휘하는가 하는 것이다. 이는 유사시 유럽에서 전시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 많은 유럽국가들이      어떻게 연합작전을 할 것인가와 같은 차원의 문제인데 유럽에서는 28개 국가가 유사시 NATO군  사령관인 미국의 4성 장군의 작전통제 하에 전쟁을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잘못된 전작권 전환 개념이 존재하는 것 같다. 전시 연합사의 작전통제권이   미군지휘관에게 있으면 미국 마음대로 작전을 하고 그것이 한국군 지휘관에게 오면 한국이 마음   먹은 대로 작전을 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 같다. 


이것은 매우 잘못된 생각이다.      데프콘-Ⅲ는 한미 양국 대통령의 승인이 있어야 하고 한국 대통령이 데프콘-Ⅲ에 동의하지       않으면 한국군의 전력은 연합사로 전환되지 않는다. 즉, 양국 대통령의 승인하에 데프콘-Ⅲ가    발령되는 것이므로 미국이 주도적으로 작전을 하고 싶다고 일방적으로 작전 지휘권을 행사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차후 미래 연합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한국군 4성 장군이 연합사령관이 되었다고     하여도 한국 마음대로 작전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양국이 연합작전을 할 때에는 양국의     군사전략에 따라 양국 국가 지도자가 서로 합의한 전쟁 지도지침에 의거하여 진행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연합작전의 기본이다.      전작권 전환 문제는 그 본질을 명확히 보아야 한다. 이는 군사주권의 문제도 아니고 우리가    가지고 있지 못하던 것을 가지고 오는 문제도 아니며, 유사시 한미가 연합작전을 할 때 어떤    국가가 사령관을 하는 것이 전쟁의 승리를 쟁취하는데 더 유리한 것인가의 문제이다.      이러한 원칙에 따라 한국과 미국은 이미 전시작전권을 한국군에게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단지 그 시기를 작전권 전환을 위한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 전환하기로 서로 합의한 것이다.    따라서 상호 합의한 조건이 충족되었는지를 명확히 평가하여 양국의 합의하에 시행해 나가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 평가는 정치적 관점이 아닌 군사적 관점에서 확실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전쟁은 한 국가의 존망을 좌우하는 가장 중차대한 일이기 때문이다. 현재 한미 양국이 합의한 조건은 세 가지로, 한국군 핵심군사능력 확보, 북한 핵 미사일 위협 대응능력 확보,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안정적인 한반도 및 역내 안보 환경 충족 등이다.   



 2. 북핵위협에 대비한 한미 연합지휘 체계     

  국가끼리의 동맹은 국제정치에서 두 개국 이상의 국가가 하나의 적을 상대로 전쟁을 하게    되는 경우에 함께 싸우기로 한 약속이다. 즉 동맹이라는 의미는 군사적인 것이다. 따라서     한미동맹은 1953년 10월1일 6.25전쟁의 산물로 한국과 미국이 맺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을     그 근거로 하고 있으며 그 적은 한국을 위협하는 국가, 지금은 북한이 되는 것이다.


 다른 나라의 예를 들어 보면 미일동맹은 중국을 가상 적국으로 하고 있고 미국과 유럽의 NATO와     맺은 동맹은 러시아를 가상 적국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차후 한미연합사가 어떤 형태의 지휘체계를 갖는다 하여도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유효하고 이를 근거로 하는 한미동맹이 지속     된다면 대한민국과 미국은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적국에 대해 함께 연합하여 전쟁을 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지금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여야 하는 것은 어떤 형태의 연합지휘체계를 갖추는 것이 대한민국의 방위를 위해 효과적이냐 하는 것이다.       전쟁을 억제하고 유사시 신속하게 전승(戰勝)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방의 능력을     정확히 알고 이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현재 우리의 적은 북한이다. 북한은 병력이     110만명에 달하고 재래식 무기가 질적으로는 다소 떨어진다고 하여도 양적으로는 우리보다     많은 전력을 갖추고 있다. 거기에 화생무기와 같은 비인도적인 살상무기도 상당 수 보유하고     있다. 


6.25전쟁 이후에 한미연합전력은 북한보다 우세한 전투력을 보유하고 강력한 연합 방위      태세를 갖추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러한 노력으로 약 70년간 한반도에서 전쟁을      억제하는데 성공했고 이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경제적 성장과 민주주의 발전을     이룩하여 경제적으로 세계 10위권의 강국이 되었고 자유민주주의를 완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북한은 이러한 재래식 군사력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핵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으며 2017년까지 6차례의 핵실험과 수차례에 걸친 미사일 발사     시험을 시행한 후 그 해 연말 핵무기 보유국이 되었음을 대내외적으로 선포하였다. 비록 여러    가지 정치적 이유로 한미가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정식 인정은 하고 있지는 않지만 많은    국가와 국제적 여론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    한미동맹은 유사시 재래식 전력뿐만 아니라 북한의 핵무기 공격에도 대응해야만 하는 안보적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미연합군은 유사시 어떤 지휘체계를 보유하는 것    이 대한민국을 방위하는데 보다 유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전쟁은 국가의 대사이고 국가의 존망을 좌우하는 일이므로 신중하게 살피지 않을 수 없다    (兵者 國家大事 必生之地 存亡之道 不可不察也)“라고 한 손자의 말처럼 안보의 문제는 정치     나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시행착오를 용납하지 않으며 단 한번의 실수로 나라를 잃고    국민을 도탄으로 빠트린다. 우리는 주변 강대국들 사이에서 이러한 뼈져린 역사의 경험을     너무도 많이 한 민족이다. 마지막 처절한 경험을 한지 불과 100여년 밖에 지나지 않았다.        


이제 우리는 또 다시 그러한 격랑의 한가운데 서 있다. 현재 동북아시아의 안보 환경은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으로 한 치의 앞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북한은 핵을 보유하고     있고 일본은 확실하게 미국편에 서서 중국과 대결하고 있으며, 호주와 인도까지도 미국과     입장을 같이 하고 있다. 위기(危機)는 항상 위험과 기회를 같이 가지고 있다는 말이 있다.     지금의 상황은 우리에게 매우 위험하기도 하지만 기회이기도 하다.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한국뿐만 아니라 북한까지도 미국에 편에 서기를 바란다. 비록 이것이 쉽지만은 아닌 일이지만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미국은 대한민국에 더하여    북한까지 친미 국가를 만들고 싶어 하며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최소한 우리 대한민국이 북한을    통일하는 경우에도 미국을 포함한 자유진영은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제 이러한 변화와    격동의 시기가 다시 우리 앞에 펼쳐질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서 우리 군은 어떠한 한미 연합 지휘체제를 갖추는    것이 조국을 보호하고 번영과 발전 유지하는 길인가‘ 하는 것을 냉철하게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전 세계는 미국이 중심이 된 NPT체제에 의해 핵무기를 통제하고 있다. 구 소련이    해체되고 소련연방이었던 국가들이 독립하였을 때, 미국이 직접 이들 국가에 배치된 핵무기    를 직접 관리하여 해체 했다. 우즈베키스탄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통해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서는 북한의 비핵화가 전제 조건이며, 보다 확실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미국이 주도적으로    연합작전을 통제하여 책임지고 전쟁을 수행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군인에게 지휘권은    곧 책임이며 임무를 완수해 내겠다는 목숨과도 같은 것이므로 핵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는    북한을 상대로 해서 대한민국의 안정과 평화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힘으로 미군    장성이 책임지고 전쟁을 수행하는 제도가 유지되는 것이 현 시점에선 바람직 할 것이다. 아    울러 우리는 우리의 능력을 보다 강하게 성장시키기 위해서도 조금 더 미국과 미군을 활용    해야 할 것이다. 이는 군사주권이나 민족적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분    간 미군이 한미연합군의 지휘체계를 책임지도록 하는 것이 우리에게 유리하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