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우정의 북



우정의 북


                     성  명  순


북을 메우자

솜씨 좋은 갖바치가 무두질을 한

넓은 가죽 양손으로 맞잡고

하늘 아래 크나큰 북을 이루자


삼십여 성상

서로의 마음이 하나가 되어

이제는 눈빛 하나만으로도

당김과 풀림이 조화를 이루어


마침내

둥 둥 둥

큰 소리로 하늘과 땅을 깨우는

서로의 가슴을 맞댄 울림


푸른 하늘은

어두운 구름 뒤에 있다

구름 흩어 또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는 북소리

우리 모두의 손을 모아 울리자




한 줄 노트


  까마득한 옛날부터 언어가 아닌 또 다른 의사소통의 수단이 있었다. 그중 하나가 북이다. 때로는 전장에서 신호로 혹은 깊은 산속 사찰의 깨달음을 독려하는 소리로 울려왔다.

  좋은 소리를 내려면 북을 만드는 정성부터 남달라야 한다. 나무를 고르고 말리고 찌기를 수십 번, 좋은 가죽을 골라 온갖 정성을 기울인 무두질로 비로소 만져볼 수 있는 가죽. 그리고 결정적인 것은 북을 메우는 일이다. 가죽의 당김과 풀림의 조화가 중요하다.

  한미우호협회는 지난 30년 간 좋은 북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 왔다. 비로소 북은 완성되었다. 그러나 그 소리가 울릴 하늘이 그리 맑지만은 않다. 하루 속히 어두운 구름을 걷어내기 위해 힘을 모아 북을 울릴 때이다.



영원한 친구들 30주년 특별호에 기고된 글입니다.